삼성 광주전자와 기아차,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의 광주지역 대기업 협력업체 10곳 중 7곳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으며 이로인해 향후 인력 감축이나 휴·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업체들은 어음결제 등 자금수요가 연말에 몰려있어 연쇄부도 우려가 제기되는 등 지역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10일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 3~5일 삼성전자 광주공장과 기아차,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광주지역 협력업체 103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업체의 72.5%가 현재의 경영상태에 대해 '적자'라고 답했다. '흑자 운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1.1%에 불과했다.

적자운영 이유로는 '대기업 납품물량 감소'가 56.1%로 가장 많았고 '납품단가 인하'도 51.5%로 뒤를 이었다. 또 '불합리한 원가 산정' 28.8%, '금융비용 과다'가 27.3%를 차지해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부추기는 고질적인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자상태 지속시 대처계획으로는 '인력감축'이 51.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품질, 기술개발 등 경쟁력 강화'가 25.8%, '휴·폐업 고려'가 22.7% 순이었다. 결국 이같은 대처계획은 협력업체가 경쟁력을 강화하기보다는 인력구조조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돼 실업자 속출 등이 우려되고 있다.

또 자금사정은 상반기에 비해 '심각하다'가 34.5%, '어느 정도 심각하다'가 57.8%로 응답자의 92.3%가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별로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은 7.8%였다.

협력업체가 발행하는 중소기업간 어음결제기간(상반기 대비)은 '길어졌다' 49.4%, '동일하다' 50.6%로 1차 협력업체의 자금악화가 2, 3차 협력업체의 자금악화로 전이되고 있어 연말 자금수요가 몰려 있는 11월,12월 연쇄도산이 우려되고 있다.

이밖에 최근 정부의 중소기업 금융지원책이 연이어 발표됨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이 이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 일선 은행창구에서 정부지침 이행여부에 대한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감독이 요구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중기중앙회 광주·전남본부 관계자는 "그동안 주창해온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동반성장이 공허한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납품단가 적정이윤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기수희 기자 hiyaa1020@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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