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총학생회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자료집에 폭탄주 제조법을 게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매년 대학 신입생들의 과도한 음주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되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총학생회가 나서서 폭탄주 문화를 조장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서울대 총학생회 등에 따르면 최근 발간된 '2009학년도 서울대 새터 자료집'에는 총학생회 간부가 직접 작성한 '주류 제조법'이 실려있다.

애주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 씨는 '에머랄드주', '고진감래주', '블랙비어', '뿅가리스웨트' 등 각종 폭탄주의 제조법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김 씨는 폭탄주 제조법을 설명하며 "빨리 취하기에 초반에 분위기가 잘 오른다" , "소주잔으로 먹기에는 약하니 맥주잔 정도에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서울대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서울대 재학생 커뮤니티에는 총학생회의 처신이 부적절했다는 비판과 크게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 섰여 나오고 있다.

한 학생은 "신입들에게 폭탄주 제조법을 책자로 배포한다는 게 상식적인 일이냐"며 "매년 신입생 음주사고가 주요 이슈로 등장하곤 하는데 총학은 사회야 어떻게 돌아가든 말든 신경도 안 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도 "현재 대학문화와 학생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글을 올렸다.

반면 "문제가 될 만한 일이 아니다", "실질적으로 음주를 조장했다고 보기 힘들다"는 반응도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김보경 기자 bk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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