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4위 특허출원국가로 세계특허출원의 46%를 차지하는 한·중·일 3국이 글로벌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특허공조를 추진한다.

특허청은 12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지식재산센터(KIPS)에서 티앤 리푸(Tian Lipu) 중국 특허청장, 스즈키 타카시 (Suzuki Takashi) 일본 특허청장 등 한·중·일 특허청장 및 실무 대표단이 참석한 가운데 ‘제8차 한·중·일 특허청장 회담’을 열었다.

3국 특허청장은 회담에서 지구촌 경제위기에 공동 대처키 위해 ▲지식재산권 정책방향 조율 ▲특허심사 효율성 제고 ▲출원인 비용 절감을 위한 3개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우선 한·중·일 3국은 한자문화권이란 문화적, 언어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특허문서자동번역 시스템 공동개발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 시스템이 개발되면 3국 언어 간 실시간번역이 가능해져 기업의 특허출원비가 크게 줄고 특허심사속도도 훨씬 빨라진다.

3국은 또 지식재산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프로젝트도 공동 추진한다.

3국간 특허제도 및 심사실무 등을 논의키 위한 ‘특허전문가회의’도 구성키로 합의했다. 이들 3개 협력사업은 실무협의를 통해 실행계획이 구체화 된다.

이번 합의로 3국간 특허심사결과 상호활용에서 출발, 궁극적으로는 한·중·일간에 특허심사 결과를 서로 인정토록 하는 ‘한·중·일 특허협력 로드맵’의 이행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고정식 청장은 “전대미문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선 산업시대와 다른 차원의 지식기반경제에 맞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특허, 신기술 등을 활용한 적극적 수요 및 일자리창출 대책과 함께 저탄소녹색성장의 성공적 실행을 위한 지식재산분야의 역할을 적극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즈키 다카시 일본 특허청장은 “IT(정보통신)기술발전과 글로벌 경제아래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면서 “중복출원에 대해 상대국의 심사결과를 활용, 먼저 심사해주는 ‘특허심사 하이웨이(Patent Prosecution Highway)’제도를 확대해 국제특허획득 시간과 비용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티앤 리프 중국 특허청장도 올해 세운 ‘국가지재권 전략요강’을 소개하고 “중국은 5년 안에 자국의 지식재산권 수준을 크게 강화하고 2020년까지 중국의 지식재산 창조·운용·보호 및 관리체제를 대폭 개선, ‘혁신형 국가’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설명했다.

이번 회담을 통해 3국간 지식재산정책의 긴밀한 공조와 공동프로젝트 추진에 합의함으로써 3국간 특허협력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지난해 10월 제주회의를 통해 출범한 선진 5개국(한, 미, 일, 유럽, 중국) 협력체제(IP5)의 조기정착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고정식 청장은 “한·중·일 간의 지리적 근접성과 문화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3국 안에서 특허권을 서로 인정하는 ‘동북아 특허공동체’ 설립을 추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 청장은 한·중·일 특허청장회담에 이어 13일 ‘제14차 한·중 청장회담’을 갖고 두 나라간 지재권 관련현안에 대해 논의한다.

회담에서 두 나라는 지재권전문가 상호파견과 특허·디자인심사협력 및 법제도 비교연구를 위한 ‘지식재산전문가 회의’ 구성에 합의할 예정이다.

또 특허·디자인공보 교환 및 우선권 서류의 전자적 교환 등을 위한 실무협의체인 정보화전문가 회의 개최 문제도 다룬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중 두 나라간 특허협력이 더 강화되고 중국에서 우리나라 지재권 보호 바탕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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