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뉴욕 증시는 나흘간의 랠리를 접고 장 막판에 소폭 하락 마감됐다.

다우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01포인트(0.1%) 내린 7216.97, S&P500 지수는 2.66포인트(0.35%) 하락한 753.89, 나스닥 지수는 27.48포인트(1.92%) 떨어진 1404.0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증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전날 발언으로 장 초반부터 장 마감 30분전까지 급등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마감 직전, 신용카드 부실 우려가 급부상한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로부터 투자의견을 강등당한 반도체 업체 샌디스크의 심술로 기술주들에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또한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내년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버냉키의 장밋빛 전망은 메아리로 허공을 울릴 뿐이었다.

◆ 신용카드 부실 우려 고조 = 이날 상승 가도를 달리는 금융주의 기세를 꺾은 결정적인 요인은 장 막판에 고개를 든 신용카드 부실 우려였다.

신용카드 업체 아멕스는 지난달 신용카드 연체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는 보고자료에 따라 전날 8.1% 급등분을 일부 반납하며 금융주의 약세를 이끌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업체 샌디스크는 BofA가 투자의견을 '매도'로 제시하면서 10% 이상의 폭락세를 보이며 기술주들이 동반 하락했다.

◆ 경제지표, 여전히 '꽁꽁' =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미국의 경기가 봄을 기다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것을 반증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발표한 미국의 2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1.4% 줄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1월에는 마이너스1.8% 에서 마이너스 1.9%로 수정됐었다.

한편 뉴욕 지역의 3월 제조업 경기는 사상 최악의 수준을 나타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뉴욕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3월에 마이너스 38.2로 2월 마이너스 34.7에서 한층 악화했다고 밝혔다.

이는 뉴욕 연준이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0' 이하로 내려가면 현지 경기가 매우 악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가 발표한 미국의 3월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 지수는 9로, 전월과 마찬가지로 사상 최악 수준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건설업계 응답자 100명중 단 9명만이 향후 주택경기를 낙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주택건설 체감지수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음을 보여주는 셈이다.

◆ '버냉키'덕에 '반짝 상승' = 역시 버냉키였다. 뉴욕 증시는 장 막판에 하락 반전했지만 그의 한마디로 얼어붙었던 증시에 봄바람이 '살랑', 16일(현지시간) 아시아 증시에 이어 유럽 증시까지 일제히 반짝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버냉키 의장은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올해 침체가 끝나고 내년에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덕분에 잠시나마 은행주를 중심으로 폭넓은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며 씨티그룹은 한때 2달러대를 회복하는 한편 BofA도 지난 주말 대비 무려 12%나 치솟는 장면이 있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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