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사들이 국내선 알짜노선중 하나인 부산-제주 노선 선점을 위한 일전을 벌인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산-제주노선 경쟁은 다음달 3일부터 대한항공 계열의 진에어가 1일 8편 운항 일정으로 신규 취항하고, 에어부산이 1일 운항편수를 10편 확대키로 했다.

부산-제주 누선은 현재 제주항공이 1일 8편, 에어부산이 10편, 대한항공이 12편 등 하루 20편이 운항중이다. 하지만 진에어의 취항과 에어부산의 증편으로 18편이 늘어나 하루 제주와 부산을 오가는 비행 편수는 38편에 이르게 된다.

문제는 항공사들의 경쟁은 치열해 지고 있는 반면 항공기 이용객 수는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연간 김해-제주공항 이용 고객수는 2006년 170만명을 넘어선후 지난해까지 제자리 걸음에 머물러 있다.

저비용 항공사가 신규 고객 창출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한정된 시장에서 자기 몫 빼앗기 경쟁으로 전락할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루 8편을 운항하는 진에어는 보잉사의 B737-800기종을 투입하며 운임을 항공사중 가장 저렴한 요금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부산-김포 노선 경쟁에서 에어부산에 사실상 패배해 취항을 중단한 바 있는 진에어로서는 부산-제주노선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진에어에 맞서 아시아나항공 계열의 에어부산도 노선 확대를 추진한다. 29일 김포-부산 노선을 1일 18편에서 28편으로 늘리기로 한 에어부산은 6월 14일 추가 증편을 통해 현재 부산-제주 노선을 1일 20편으로 늘릴 예정이다.

항공사별 부산-제주 항공요금은 ▲대한항공이 주중 5만6900원, 주말 6만5400원(유류할증료 3300원, 공항이용료 별도) ▲에어부산 주중 5만700원, 주말 6만1600원(3300원) ▲제주항공 주중 4만5600원, 주말 5만2400원(2700원) ▲진에어 주중 4만5600원, 주말 5만2400원(2700원)이다.

진에어의 항공요금은 제주항공과 동일한 가격이다. 만약 진에어가 최저가 정책을 추진할 경우 추가 요금 인하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부산도 진에어의 움직임이 부담이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12월 부산-제주 노선에 취항할 당시 대한항공 대비 저렴한 요금할인으로 단기간에 자리를 잡았지만 제주항공과 진에어에 비해서는 요금이 비싸다. 진에어가 요금을 추가로 내릴 경우 가격 차이가 커져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

이에 대해 에어부산 관계자는 “1만원 이하의 가격 차이가 고객 유치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에어부산은 대한항공과의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진에어가 들어와도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진에어측은 “관광객 수요가 많은 부산-제주는 가격 경쟁력이 우선시 되기 때문에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새로운 수요 창출이 가능해 성공 가능성이 높다”면서 “초저가 정책을 통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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