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6일 "현대차 직원의 평균 임금이 미국 앨라배마 현지공장보다 높지만 생산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동차산업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수원 소재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국 자동차업계의 생산성이 체코, 중국보다 낮으면서 임금은 오히려 높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세계적인 실물경기 침체 속에서도 우리 자동차가 해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고환율 덕택"이라며 "환율이 내려가 정상화될 때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과거 일본 자동차업계가 급격한 엔고에 직면했을 때 향후 더 환율이 올라갈 때에 대비해 경쟁력을 강화한 덕분에 오늘날 최고의 자리에 섰다"며 "위기일수록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세계 정상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동차산업이 큰 이슈로 등장하는 핵심 이유는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산업이기 때문"이라며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만 "정부지원에 앞서 자동차업계 노사가 먼저 고통분담을 통한 자구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정부 지원에 앞서 노사가 특단의 자구책을 공동으로 발표하는 게 좋겠다. 이번 일을 노사문화를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 "20세기에 만들어진 낡은 차를 새 차로 교체하는 것처럼 노사문화의 낡은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비상경제대책회의 이후 이어진 자동차 완성차 및 부품업계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세계 자동차 회사가 종업원 1인당 65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의 어느 업체는 겨우 15대 정도 생산하고 있다. 이런 경쟁력으로 어떻게 세계무대에 설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자동차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거듭 주문했다.

아울러 "정부의 지원 기준은 첫째,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는 기술이나 경쟁력이 있느냐둘째, 최고경영자가 어떤 의지를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이 위기를 새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서로 공생공영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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