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민주당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박진 한나라당 의원의 소환으로 박연차 리스트의 파괴력이 정치권을 뒤흔드는 가운데 여야는 동상이몽식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27일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박연차 리스트는 노무현 정부의 '비리의 저수지'로 검찰이 물 빼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수위가 낮아지면 실체가 다 나타날 것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검찰은 좀 더 엄격한 증명을 다해 법치 질서의 근간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당에도 관련되는 사람들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검찰에 출두해서 해명을 할 수 있도록 요청을 하겠다"며 "억울한 점이 있더라도 사직당국에 출두해서 소명하고 오해가 풀리면 누명이 풀리게 되는 것이니 적극적인 해명절차를 준비하고 그렇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수사의 공평성을 강조하며 특검을 통해 현 여권에 대한 수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지금 상황은 비상시국으로 제 1야당의 책임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면서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상황은 단순히 이 정권이 재보선에 승리하기 위해 표적 사정을 벌이고 공안정국을 만드는 등 야당을 탄압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주선 최고위원도 "검찰 수사에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동시에 신뢰할 수 없다는 주장이 많다"면서 "이 사건은 판도라의 상자인 것이 틀림없는데, 불공정 수사 의혹을 막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혁진 기자 y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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