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경찰, 공중전화 추적·저인망 수사… 경찰청장 치하키로


납치ㆍ유괴된 초등생이 경찰의 저인망식 물량공세(?) 수사 덕에 4시간만에 무사히 구출됐다. 특히 이번 구출작전에서는 공중전화 추적시스템이 큰 몫을 해 평소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유괴범들이 공중전화를 통해 위치를 숨기는 것은 잘못된 상식임을 증명했다.

1일 전남 광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50분께 광양시 중마동 모 초등학교 골목길에서 초등학생 윤모(9)군이 권모(35)씨에게 납치됐다.

권씨는 '엄마가 마트까지 데리고 오라고 했다'며 윤군을 속여 납치한 뒤 범행 장소에서 20㎞ 떨어진 광양읍의 한 공중전화로 윤군의 엄마에게 2000만원의 몸값을 요구하며 첫 협박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윤군의 부모들은 보이스 피싱 여부를 고민하다 두 번째 전화를 받고는 아들이 유괴된 사실을 확신한 뒤 경찰서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곧바로 주요 길목에 직원들을 긴급 배치했다.

이후 김씨가 순천시까지 모두 35㎞를 이동해 3번째 협박전화를 걸자 경찰은 광양, 여수, 순천, 하동, 구례, 보성 6개 경찰서 직원 1200여명을 주요 길목에 곧바로 배치했다.

결국 4번째 협박전화가 걸려온 순천시 풍덕동의 한 공중전화 인근 20~30m 반경내에 있던 경찰들이 재빨리 몰려와 권씨를 제압한 뒤 윤군을 납치된 지 4시간여만에 무사히 구출할 수 있었다.

검거된 뒤 권씨는 2년전 1억6000만원 상당의 덤프트럭을 구입해 1억여원의 빚에 시달리고 있었으나 최근 일감이 줄어 이 같은 범행을 결심하게 됐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직원 1200명이 동원된 저인망식 수사와 공중전화 추적시스템을 통해 빠른 시간내에 해결할 수 있었다"며 "무엇보다 윤군이 특별히 다친 곳 없이 무사히 구출된 것이 가장 보람차다"고 말했다.

한편 강희락 경찰청장은 3일 광양경찰서를 방문해 이번 구출작전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경찰관들을 치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남일보 김범진 기자 bjjournal@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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