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 심겨줄 정이품송 장자목

우리나라 명품목 중 하나인 속리산 정이품송을 아버지 나무로 한 첫 자식인 장자목(長子木)이 서울 남산 자락에 새로 심어진다.

산림청과 서울시는 오는 5일 오후 2시 30분 제64회 식목일을 맞아 정광수 산림청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우리나라 명품목 중 하나인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 제103호) 장자목(長子木) 한그루를 한남동에 있는 남산 야외식물원 내 팔도소나무 숲에 심는다고 밝혔다.

남산에 둥지를 틀 정이품송 장자목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서 2001년도부터 ‘명품목 혈통 보존사업’의 하나로 추진했다.

그러나 그 때 전국 각지에서 뽑은 어미나무 후보들 중 강원도 삼척 준경 숲의 소나무를 어미나무로 선발, 혼례식을 치룬 바 있다.

일반적으로 나무는 후계목을 보존하는 경우 모계중심의 혈통보존 방식을 적용한다.

하지만 남산에 심겨질 정이품송 장자목은 정이품송을 아버지로 한 ‘세계 최초 부계에 의한 혈통보존’사업의 성과물이다. DNA지문법에 따른 확인 결과, 최종적으로 정이품송 친자임이 확인됐다.

정이품송 장자목은 다른 일반소나무와 달리 줄기가 곧게 자라는 특성이 있다.

현재 58그루가 수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유전자 시험포지에서 자라고 있다.

그중 생김세가 뛰어난 10그루를 산림청 분양심사위원회에서 선정해 남산공원, 국회의사당, 독립기념관 등 국내 10곳에만 특별분양한다.

속리산 정이품송은 솔잎혹파리 등 각종 병충해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엔 낙뢰, 돌풍 등으로 가지가 꺾이는 등 수세가 급격히 쇠약해 올해 중 수세회복사업을 할 계획이다.

정이품송(正二品松)은 천연기념물 제103호로 나무 나이는 600년으로 추정된다. 나무 크기는 높이 15m, 둘레 4.5m다.

1464년 조선시대 세조가 속리산 법주사로 갈 때 타고 있던 가마가 이 소나무 아래가지에 걸릴까 염려해 ‘연(輦)걸린다’고 말하자 소나무는 스스로 가지를 번쩍 들어 올려 어가(御駕)를 무사히 지나게 했다고 전해진다. 이런 연유로 세조는 이 소나무에 정2품(지금의 장관급)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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