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만기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9일 쏟아질 프로그램 매물이 증시에 미칠 파급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코스피지수 1300선, 지수선물 170선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지난 3월 선물옵션 동시만기 이후 대규모 프로그램 물량이 유입됐고 덕분에 코스피200 지수선물은 꾸준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증시 상승세의 버팀목이었던 프로그램 물량이 옵션만기일을 맞아 부메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날 172선까지 파죽지세의 기세를 보였던 지수선물이 막판 추락한 것도 옵션만기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3월 선물옵션동시만기 이후 매수차익잔액은 1조1900억원이 증가해 현재 8조원을 넘어섰다. 지난 3월 선물옵션 동시만기를 즈음해 저점을 형성했던 매수차익잔액이 한달만에 고점 수준으로 회복된 것.
외국인의 선물 매매가 3월 들어 매수 우위로 급선회함에 따라 선물가격의 고평가가 이뤄졌고 이에 따라 고평가된 선물을 팔고, 저평가된 현물을 사는 매수차익거래가 활발히 이뤄진 것이다.

매수차익잔액은 언젠가는 청산될 수 밖에 없는 물량이기 때문에 지수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코앞으로 다가온 옵션만기 역시 단기 급증한 매수차익잔고의 영향에서 자유롭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박문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합성선물을 통한 옵션만기일 청산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합성선물 연계 물량은 5000억~6000억원 정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낮은 베이시스에 유입된 매수차익잔고는 옵션만기일을 이용해 출회될 것"이라며 "다소의 물량 충격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외국인이 옵션만기를 앞두고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일 경우, 베이시스 하락에 따른 매수차익 물량이 이뤄질 수도 있으며 이러한 경우 옵션만기의 부담은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동시만기 이후 매수차익거래 진입 베이시스는 대략 0.7 안팎이었던 것으로 분석되며 베이시스 0.5 이하에서는 차익거래가 매도 우위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

또한 옵션만기 당일 증권과 외국인이 매수세를 나타내 물량 충격을 줄여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선물옵션 만기 때 대규모 매도 포지션을 롤오버시켰던 외국인은 여전히 1만계약에 육박하는 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전날에는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환매에 나서는 모습이 관찰되며 5300계약이 넘는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한 바 있다. 증권도 최근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매수차익잔액의 청산이 감행될 것이라는 부담이 분명 존재하지만 이를 능가하는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될 수도 있다"며 "강세장의 탄성을 고려한다면 무난한 옵션만기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또한 "베이시스 변동폭을 감안하면 현물선물 차익거래를 통해 청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합성선물 교체에 따른 만기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