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오피니언리더 30인 긴급설문

추경 현수준 적정…미래 먹거리 등 중장기 지출 필요
지표 회복 추세상 반전 시기상조…구조조정 힘써야
　

29조원의 사상 유례없는 슈퍼 추경안이 마련된 가운데 오피니언 리더들은 이명박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를 가장 최우선 경제정책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지지부진한 기업 구조조정을 신속히 진행하는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먹거리인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29조원 규모의 추경에 대해 22명은 적정 수준이라고 답한 반면 2차 추경이 필요하다는 견해는 7명에 그쳤다. 이들은 재정지출을 하는 데 있어 단기적이고 시급한 사안에 우선순위를 두는 게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먹거리, 신성장동력에도 일정부분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정부 재정지출이 전년동기대비 30조원 늘어난 84조원이나 집행된 데다 환율효과로 인해 1분기 GDP가 예상보다 호전됐다"며 "경기침체를 막는데 상당부분 일조했으나 추세상 반전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기가 안 좋은 부분은 일정부분 받아들이고, 향후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재정집행,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경제가 비교적 침체의 골이 얕고 타국가에 비해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기업들의 경쟁력과 정부 정책이 어우러져 나온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반등 조짐이 빠른 우리나라로서 현재 디플레이션을 차단하는 과제와 물가 조절이라는 기로에 서 있다"며 "위기극복 이후 재정 건전성 우려 등 후유증 차단 등을 위해 2차 추경에 대해서는 다소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다소 회복되는 경제지표들로 들떠 기업 구조조정을 소홀히 할 경우 우리 경제가 1990년 일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정부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일본에서는 엔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감히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어 주목해야 한다는 것.

김 수석연구원은 "일본기업들이 매우 과감히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어 대외여건이 조금만 개선되더라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며 "우리기업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는다면 경쟁관계인 산업에서 재차 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밖에 MB정부의 잘한 정책 3순위에 오른 공공부문 인력감축 등 효율화는 지금처럼 지속돼야 한다는 견해가 과반을 넘었다. 지금보다 더 강력히 공기업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12명이나 됐다.

한미 FTA 조기 비준에 대해서는 16명이 선제적으로 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미 의회 비준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견해도 13명이나 돼 팽팽히 맞섰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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