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선 한국차 이것이 승부수
세계적 변속기 명품車 가속페달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는 국내 완성차 기술의 요람으로 통한다. 그 가운데 엔진, 변속기 등 동력전달장치를 개발하는 파워트레인센터는 현대차 연구개발(R&D) 부문의 자존심이자 미래 한국차 향배를 결정짓는 핵심 섹터다.

지난 22일 기자가 방문한 남양연구소내 파워트레인센터은 지난해 야심차게 개발한 세계 10대 엔진 타우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성능 개선 테스트 등으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한껏 업그레이드된 동력전달장치들을 다양한 차종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진들의 작업이 쉼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갈수록 짧아지는 파워트레인 개선 주기, 높아지는 환경 규제 등 외부 요인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갓 개발된 장치들을 빠른 시간내 보다 많은 모델에 적용하는 게 급선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현대차 변속기 '글로벌 3강' 반열에 서다
　
변속기 성능은 완성차 연비 개선과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위해 엔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엔진이 끌어내는 동력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차체에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각국 유명 브랜드의 동력전달장치 개발 목표가 제품 경량화와 연비 향상에 집중된 만큼 한 발 앞선 기술력은 엄청난 시장 선점 효과를 의미한다.
　
이 때문에 현대차가 지난해 GM, 도요타에 이어 6단 자동변속기 독자 개발에 성공한 것은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파워트레인센터 김홍민 자동변속기설계팀장은 "지난 2006년 GM과 도요타가 개발한 6단 자동변속기는 기존 특허 출원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했지만, 현대차는 100% 순수 독자기술로 성과를 일궈냈다"며 "세계적인 변속기 업체인 일본 아이신에서 설계 도면 등에 관심을 나타낼 만큼 평가받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6단 자동변속기는 개발 기간만 54개월이 걸렸고, 기존 5단 보다 변속기 연비 개선 효과만 2.5%에 달했다. 관련 부품 수를 62개 줄이고, 전장도 41㎜ 축소되는 등 차체 경량화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개발때 특허만 300여개를 출원했다.
　
6단 자동변속기가 처음 적용된 현대차 그랜저TG는 연비가 12.2%나 향상됐고, 제로백과 가속성능도 각각 2.5%와 11% 높아졌다.
　
남양연구소 측은 연 200만대 기준으로 1조원 이상 수입 대체효과가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오는 2015년까지 총 5조 8000억원 정도의 누적 대체효과를 예상했다.
　

현대차 파워트레인센터 연구원이 6단 자동변속기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8단 자동변속기 개발 지켜보라
　
6단 자동변속기를 총 27개 차종에 탑재할 예정인 현대ㆍ기아차는 내년부터 한껏 업그레이드된 동력전달장치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3년안에 파워트레인 부문에서 업계를 깜짝놀라겠다는 양승석 현대차 사장의 자신감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남양연구소 파워트레인센터는 벌써부터 내년 8단 자동변속기 개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현재 국내에 8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완성차는 도요타 렉서스 LS460 모델이 유일하다.
　
8단 자동변속기는 6단 제품 보다 해당 부품 연비 개선율만 3% 이른다. 이 제품이 완성되면 현대차의 대형 세단 경량화, 연비 개선이라는 청사진이 완성되면서 수출 다변화 전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실제로 오는 2015년까지 대형 세단에 적용해 최근 미국이 발표한 브랜드별 평균 연비 15.1㎞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김홍민 팀장은 "후륜 8단 자동변속기를 내년 신형 에쿠스 모델부터 적용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 세단이 적용될 무단변속기(CVT) 개발을 완료했고, 이 보다 업그레이드 된 DCT 제품도 곧 상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