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이 최근 나노입자를 이용한 '멤리스터' 연구에 성공했다. 이로써 차세대 기억소자, 회로 등에 응용될 수 있는 '멤리스터'를 나노입자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멤리스터(memristor, memory와 resistor의 합성어)는 메모리 저항 또는 저항성 메모리를 뜻한다.

이번 연구는 천지우 연세대 교수, 김태희 이화여대 교수, 이경진 고려대 교수를 주축으로 한 공동연구팀에 의해 수행됐으며 연구결과는 나노과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나노레터스(Nano Letters)'지 온라인판에 최근 발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멤리스터'는 전하의 양을 기억하고 기억된 전하량에 따라 저항이 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멤리스터의 특성은 컴퓨터 메모리 등에 이용될 경우 에너지 소모 및 부팅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멤리스터는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기억하고 저장하는 특징이 있어 새로운 논리회로 구성을 가능하게 하는 신개념 소자로 높은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멤리스터가 DRAM을 대체해 저전력, 초고속, 고집적도를 갖춘 혁신적 기능의 데이터 저장 소자로 사용될 수 있는 꿈의 소자인지 학계와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디바이스 구현을 위한 연구는 아직 미진한 상태로 알려졌다.

공동연구팀은 나노입자라는 새로운 소자 구동 물질과 새로운 소자 제작 방법을 통해서 멤리스터 특성 연구에 성공했다. 화학적으로 합성된 나노입자에서 미세한 전류로 매우 큰 저항 변화를 구현한 것이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입자를 이용한 멤리스터 특성을 세계 최초로 관찰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복잡한 나노소자공정을 요구하는 기존의 '박막 소자기술'을 사용하지 않고 멤리스터를 간단하게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이 연구는 나노입자를 이용한 멤리스터의 특성이 나노입자의 크기 및 표면의 특성과 관련이 있음을 밝힘으로써 새로운 기능의 나노소자로 응용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천 교수는 "멤리스터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고 실용화에는 더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는 대량생산이 가능한 나노입자 제작 방법을 통해 차세대 소자로 응용할 수 있는 길을 확보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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