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뉴스
간판이 안 보인다. 낡은 목재 문에 주소만 적혀 있다. 뭔가 긴장되는 듯한 분위기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요즘 미국 전역에 비밀스러운 바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며 이는 역사에서 유례도 별로 없는 금주령 시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금주령은 1920년 1월 실시돼 1933년 말 철회됐다. 당시 사람들은 단속의 눈길을 피해 비밀리에 운영되는 불법 주점에서 술을 마시곤 했다.
지금은 술 마신다고 잡아가는 시대도 아닌데 금주령 시절처럼 몰래 술 마시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주점이 인기다. 음산한 분위기 속에 환상적인 칵테일을 마시는 격이라고나 할까.
뉴욕 퀸스에는 '바'라는 간판만 달랑 걸어놓은 술집이 있다. 금주령 시대처럼 손님이 철옹성 같은 문 앞에서 벨을 누르면 웨이터가 구멍으로 확인한 뒤 들이는 바도 있다.
한 술집은 손님이 전화 부스에서 전화로 자신의 신분을 밝혀야 입장시킨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비밀 주점' 버본앤브랜치를 연 브라이언 시히씨는 "요즘 금주령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며 "손님들이 원하는 것은 신비함"이라고 말했다.
버본앤브랜치는 손님이 예약할 때 비밀번호까지 건넨 뒤 술집 문 앞에서 인터폰으로 비밀번호를 밝혀야 문 열어준다. 문 안으로 일단 들어서면 주점만의 규율을 엄수해야 한다. 비밀스러움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비밀번호가 필요하든 필요 없든, 호화 바든 선술집이든 공통점은 하나다. 1920년대 비밀 주점과 실질적으로 닮은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말이 비밀 술집이지 누구든 드나들 수 있다는 뜻이다.
뭔가 불법화하면 호기심이 발동되게 마련이다. 불법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면 손님은 꼬이게 마련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요즘 미국 전역에 비밀스러운 바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며 이는 역사에서 유례도 별로 없는 금주령 시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금주령은 1920년 1월 실시돼 1933년 말 철회됐다. 당시 사람들은 단속의 눈길을 피해 비밀리에 운영되는 불법 주점에서 술을 마시곤 했다.
지금은 술 마신다고 잡아가는 시대도 아닌데 금주령 시절처럼 몰래 술 마시는 것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는 주점이 인기다. 음산한 분위기 속에 환상적인 칵테일을 마시는 격이라고나 할까.
뉴욕 퀸스에는 '바'라는 간판만 달랑 걸어놓은 술집이 있다. 금주령 시대처럼 손님이 철옹성 같은 문 앞에서 벨을 누르면 웨이터가 구멍으로 확인한 뒤 들이는 바도 있다.
한 술집은 손님이 전화 부스에서 전화로 자신의 신분을 밝혀야 입장시킨다.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비밀 주점' 버본앤브랜치를 연 브라이언 시히씨는 "요즘 금주령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다"며 "손님들이 원하는 것은 신비함"이라고 말했다.
버본앤브랜치는 손님이 예약할 때 비밀번호까지 건넨 뒤 술집 문 앞에서 인터폰으로 비밀번호를 밝혀야 문 열어준다. 문 안으로 일단 들어서면 주점만의 규율을 엄수해야 한다. 비밀스러움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비밀번호가 필요하든 필요 없든, 호화 바든 선술집이든 공통점은 하나다. 1920년대 비밀 주점과 실질적으로 닮은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말이 비밀 술집이지 누구든 드나들 수 있다는 뜻이다.
뭔가 불법화하면 호기심이 발동되게 마련이다. 불법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면 손님은 꼬이게 마련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