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군포에 살면서 과천으로 출퇴근 하는 회사원 이 모씨는 얼마전 큰 맘을 먹고 50만원대 자전거를 구매했다. 자택에서 나와 전철역까지 마을 버스를 타고, 다시 전철을 두번이나 갈아타는 출퇴근 길이 번잡하고 거리에 비해 시간도 많이 걸려 자전거로 출퇴근을 대신할 생각이었다.

정부에서도 자전서 전용도로를 확충하겠다는 계획도 밝히고, 건강에도 좋겠다는 판단이 나서자 이참에 자전거 출퇴근을 결심을 확고히 한 것. 또한 서울과 달리 이미 수도권에선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만들어 놨기 때문에 그동안 결심을 미뤄왔던 안전문제도 어느정도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적지않은 금액을 들여 자전거를 구매했지만 막상 출퇴근을 시작하고 자전거 전용 도로에 나서자 곳곳에 통행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우선 자전거 전용도로가 기존의 도보 일부분을 떼어내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보행자들과 접촉사고 우려가 심하다. 특히 아침엔 자전거전용도로를 조깅 코스로 생각한 보행자들를 피해다녀야 할 판이었다.

게다가 사거리나 행단보도 등 길이 끊이지는 곳도 많고, 다시 자전거 도로가 이어져도 둔턱이 높아 바퀴가 걸려 넘어질 위험성 또한 적지 않았다.

어렵게 길을 나서도 도보나 도로를 통해 길이 이어지는 것과 달리 수 정거장 정도는 아예 자전거 전용 도로가 끊어진 상태도 적지 않았다. 부득히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로 무리하게 나설 수 밖에 없게 된다.

한마디로 자전거 전용 도로를 신설할 때 로드 채킹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다.

얼마전 이명박 대통령이 녹색성장 사업을 신성장동력원으로 삼으면서 자전거를 활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자전거 전용 도로를 신설하겠다는 발표를 경쟁하듯이 쏟아냈다.

하지만 기존 전용도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시정하는 노력은 전무한 상태다. 경기도 주변엔 자전거 전용도로의 보수가 제때에 이뤄지지 못해 여기저기 구멍이 파여 자전거 운행 방해가 되는 도로가 한 두곳이 아니다.

자전거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이때까지 자전거가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를 먼저 철저히 파헤쳐 똑 같은 실수를 되풀이 해선 안될 것이다.

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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