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 지원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주택담보대출에 몰두한 셈이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은행 18곳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16조2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중소기업 대출잔액 순증 규모는 1월 3조1000억원, 2월 3조원, 3월 3조7000억원, 4월 2조3000억원, 5월 3조1000억원이었으나, 6월에는 1조1000억원 줄었다. 은행들이 반기말을 앞두고 중기 대출자산을 2조7000억원 가량 매각ㆍ상각 처리하면서 순증규모가 급감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1월 2조2000억원, 2월 3조3000억원, 3월 3조3000억원, 4월 3조3000억원, 5월 2조9000억원 등 월평균 3조원씩 증가했고, 6월에도 3조원 중반대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상반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순증규모는 1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는 것은 중소기업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낮아 안정적 영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5월말 기준으로 중기 대출 연체율은 2.57%인 반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55%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기침체 국면에서 주택담보대출 증가는 산업투자로 돌아가야할 몫을 줄이고, 주택가격을 상승시켜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따라 금융당국도 최근 은행별로 하반기 주택담보대출 계획을 받아 점검하고, 은행 창구지도를 통해 대출 규모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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