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주택담보대출 총량규제 사전작업 돌입.. 자금조달 부담

금감원이 주택담보대출 총량규제를 위해 사전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서민들의 주택마련 자금 조달이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을 비롯한 시중은행 등 모든 은행권에 올 하반기 월별 주택담보대출 예상 증가분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은행들은 올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증가 추이를 감안해 관련 전망치를 제출한 후 금감원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하반기 월별 주택담보대출 계획 및 목표치가 아닌 예상치를 제출했다"며 "이후 아직까지 감독당국으로부터 특별한 지침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이들 은행들의 자료를 받은 후 수도권 지역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기준을 50%로 낮추겠다고 지난 6일 발표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사실상 은행에 자율적 총량규제를 맡기는 형식의 압력을 가한 상태에서 외부적으로만 LTV 규제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올해 5월까지 월 평균 3조원, 특히 6월에는 올 최고 수준인 3조8000억원까지 급증했던 주택담보대출은 이 달 들어 증가폭이 급감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ㆍ기업은행과 농협 등 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매달 1조~2조원가량 증가했으며 하루 평균(영업일 기준) 증가액도 5월 882억원, 6월 974억원 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일 기준 211조5759억 원으로 지난 6월 말보다 152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하루 평균 약 218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지난달의 4분의 1 수준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9일 현재 38조370억원으로 6월말 대비 661억원 오히려 줄었다.
　
지방은행인 광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역시 7월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5월 460억원, 6월 390억원 증가했던 광주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이달 들어 10일 현재 50억원 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광주은행 관계자는 "7∼8월은 통상적으로 주택수요 비수기다보니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역의 경우 정부 규제 정책의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이번처럼 급감한 적은 없어 이는 금융당국의 총량규제를 염두에 둔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대출 감소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권 내에서도 금감원이 총량 규제에 대해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며 "만약 이 같은 지침이 내려올 경우 지역에서도 대출에 대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역의 경우 주택담보대출의 상당 부분이 생계비 대출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억제한다며 특히 신용도가 낮거나 수입증빙이 불확실한 서민들이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는 등 자금난이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광남일보 배동민 기자 gugg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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