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뉴스
오전 6시30분, 퇴근길에 나서는 사람이 있다. 마감 때문에 일요일 오후에 출근해 13시간을 꼬박 앉아있었던 이다솔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다. 옷이라도 갈아입고 오고싶었지만 꽉 막힌 길을보니 회의시작시간까지 돌아올 엄두가 안 나 차를 돌렸다. 결국 밤을 꼬박 샌 채 평상복 차림으로 회의에 참석한다.
회의가 끝난후 토스트와 김밥으로 요기를 한다. 간단히 속을 채운뒤 뉴스를 정리하고, 시황 보고서를 읽는다.
장이 시작됐다. 이젠 콜을 넣을 차례다. 시작 전에도 짬이 있지만 펀드매니저들이 주문을 넣거나 회의 중이라 장 시작 후 콜을 시작한다. 콜이란 애널리스트가 펀드매니저들에게 전화해 자신의 의견을 알리는 것을 말한다. 그는 "개인차는 있지만 보통 하루에 40~70개의 콜을 넣는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와 점심을 먹고 나니 어느덧 오후 1시30분이다. 쉬고싶지만 오늘은 무림페이퍼와 한국제지를 탐방하기로 돼 있다. 부지런히 정보를 모아두어야 이슈가 생겼을 때 빠르고 정확한 리포트를 내놓을 수 있다.
탐방이 끝난 시각은 오후 5시. 하지만 업무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메신저에 접속하자 자료요청 쪽지가 수도없이 많이 도착해있다. 이 때부턴 코멘트나 추천종목을 보내는 업무를 한다. 오늘은 유독 '제지출하량데이터 보내주세요', '한솔제지실적추이 알려주세요'란 요청이 많다.
빡빡한 일정때문에 주 업무인 리포트 작성은 오후 6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퇴근시간을 점칠 수 없다.
이 애널리스트의 요즘 고민은 무엇일까. 다름아닌 바로 '좀 더 나은 리포트를 내놓는 것'이다. 그는 "이쪽에 발을 들인 사람이라면 대부분 스타급이 되길 꿈꾼다"며 "어떻게하면 '덜 허접하고', 더 '말이 되는' 글을 쓸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경력에 따라 고민도 바뀐다. 유명애널리스트들은 리포트 뿐 아니라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에도 시달린다. 이 애널리스트는 "갓 데뷔한 신인은 연습하느라, 스타는 쉴 틈이 없다는 점 때문에 힘들어하는 연예인과 비슷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요즘같은 땐 신나지 않겠느냐고 묻자 그는 소개팅 건수를 언급했다. "소개팅 건수는 장을 대변해주는 지표로 통하지요" 그는 "예전엔 애널리스트라고 말하면 악수를 청했는데 작년 말엔 오히려 멱살잡힌다고 했었다"면서 웃는다.
이 애널리스트의 마지막 말에서 요즘 장세가 회복기에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악수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멱살은 잡히진 않죠"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회의가 끝난후 토스트와 김밥으로 요기를 한다. 간단히 속을 채운뒤 뉴스를 정리하고, 시황 보고서를 읽는다.
장이 시작됐다. 이젠 콜을 넣을 차례다. 시작 전에도 짬이 있지만 펀드매니저들이 주문을 넣거나 회의 중이라 장 시작 후 콜을 시작한다. 콜이란 애널리스트가 펀드매니저들에게 전화해 자신의 의견을 알리는 것을 말한다. 그는 "개인차는 있지만 보통 하루에 40~70개의 콜을 넣는다"고 말했다.
기관투자가와 점심을 먹고 나니 어느덧 오후 1시30분이다. 쉬고싶지만 오늘은 무림페이퍼와 한국제지를 탐방하기로 돼 있다. 부지런히 정보를 모아두어야 이슈가 생겼을 때 빠르고 정확한 리포트를 내놓을 수 있다.
탐방이 끝난 시각은 오후 5시. 하지만 업무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메신저에 접속하자 자료요청 쪽지가 수도없이 많이 도착해있다. 이 때부턴 코멘트나 추천종목을 보내는 업무를 한다. 오늘은 유독 '제지출하량데이터 보내주세요', '한솔제지실적추이 알려주세요'란 요청이 많다.
빡빡한 일정때문에 주 업무인 리포트 작성은 오후 6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퇴근시간을 점칠 수 없다.
이 애널리스트의 요즘 고민은 무엇일까. 다름아닌 바로 '좀 더 나은 리포트를 내놓는 것'이다. 그는 "이쪽에 발을 들인 사람이라면 대부분 스타급이 되길 꿈꾼다"며 "어떻게하면 '덜 허접하고', 더 '말이 되는' 글을 쓸 수 있을지 고민한다"고 말했다.
경력에 따라 고민도 바뀐다. 유명애널리스트들은 리포트 뿐 아니라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에도 시달린다. 이 애널리스트는 "갓 데뷔한 신인은 연습하느라, 스타는 쉴 틈이 없다는 점 때문에 힘들어하는 연예인과 비슷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요즘같은 땐 신나지 않겠느냐고 묻자 그는 소개팅 건수를 언급했다. "소개팅 건수는 장을 대변해주는 지표로 통하지요" 그는 "예전엔 애널리스트라고 말하면 악수를 청했는데 작년 말엔 오히려 멱살잡힌다고 했었다"면서 웃는다.
이 애널리스트의 마지막 말에서 요즘 장세가 회복기에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악수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 멱살은 잡히진 않죠"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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