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황용희 연예패트롤] KBS2 주말드라마 '솔약국집 아들들'에 빨간 불이 켜졌다. '착한드라마'의 전형으로 호평받던 이 드라마가 최근 지지부진한 드라마 전개와 이해할 수 없는 스토리 구조로 혹평을 받고 있다.
대항마없는 높은 시청률로 인해 '너무 방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일부에서는 '착한 드라마'의 속성상 뭔가 이야깃 거리를 만들기위해서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란 옹호론도 있지만 시청자의 입장에선 설득력없는 주장임에는 틀림없다.

16일 방송분에서는 첫째 손현주(진풍 연기)와 어머니 윤미라(옥희 연기)의 갈등이 강도높게 그려진다. 박선영(수진 연기)때문이다. 손현주는 박선영과 결혼하고 싶어하지만 윤미라는 가정교사인 정소영(정희 연기)를 밀고 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건 윤미라가 박선영을 거부하고 정소영을 좋아하는 이유다. 물론 정소영이 한국적인 이미지라는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지만 드라마에선 특별한 이유가 없다. 드라마 초반 마흔이 다된 첫째아들을 결혼시키기 위해 애쓰던 어머니 모습과는 완전 딴판이다. 특히 박선영이 등장하던 드라마 초기까지만 해도 윤미라는 박선영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졌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

드라마를 이끌고 가기위해선 어쩔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이유없이 반대하고 눈물로 호소하는 윤미라의 태도에 설득력이 없다.

둘째 이필모(대풍 연기)의 간호사로 생활하던 유선의 갑작스런 신분변화도 이해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유선은 알고보니 잘나가는 병원집 딸이다. 그는 해외에서 유학까지 한 여자의사 제니퍼다. 물론 그는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에 대한 배신감으로 이필모(대풍 연기) 병원의 간호사로 취직했다지만 드라마를 늘리기위해 갑작스런 신분 변화임에 틀림없다. 요즘은 그의 마음을 사로잡기위해 노력하는 이필모의 갖가지 노력과 작전이 브라운관을 가득 메우고 있다. 물론 유선은 이필모를 계속 거부한다.

시청자들은 그토록 이필모를 좋아하던 유선의 끝없는 거부도 이해할 수 없고 갑작스런 신분 변화도 이해할 수 없다.


이 모든것이 드라마를 이끌고 가기위한 어쩔수 없는 제작진의 선택이겠지만 끝없이 늘어지는 드라마 구조가 불편하기 그지없다.

시청자들은 이들 커플들이 궁극적으로 잘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냥 드라마를 보고 있다. 그래도 틀에 박힌 스토리 구조와 지지부진한 전개가 못내 아쉽기만 하다.

주말밤 '착한드라마'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선 어쩔수 없는 선택이긴 하지만 '눈에 뻔한 이야기 구조'는 어느선에서 끝내야 시청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인 것 같다.

황용희 기자 hee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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