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뉴스
아시아 최초 동굴처분시설..1조5천억 프로젝트
민관합동 공동협의회 재조사 준공 늦어져
공기지연은 시공안전성 위해...부지,처분안전성 아냐
지난달 28일 경주를 찾았다. 역사고도의 현장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과 원자력발전소를 보기 위해서였다. 지난 몇 개월 간 방폐장 부지의 안전성을 두고 정부와 방폐장건설 주관기관, 시민사회단체, 지역 등 사이에서 방폐장을 짓느니 못짓느니 찬반양론에 갈등이 고조됐다. 방문 3일 전에 방폐물관리공단과 한국수력원자력, 시의회와 시민단체, 주민 등이 참여한 공동협의회가 구성돼 안전성 재조사에 들어가면서 열기는 가라앉아 보였다.
방폐장 현장은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에 인접한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49번지 등 1119필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은 214만139㎡규모다. 아시아에서는 최초의 동굴처분 방식의 1단계 10만 드럼(총 80만 드럼 규모)의 시설을 건설 중이다. 공사비만 1조5000억원에 이른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도 터널 구멍처럼 보이는 커다란 동굴 두 개였다. 방폐장 건설의 핵심으로서 방사성폐기물 드럼을 보관할 처분터널공사가 진행 중이다. 건설동굴(1950m), 운영동굴(1415m) 수직동굴(207m 외부에서 보이지 않음)로 나눠 동시에 굴착작업이 진행 중이다. 두 개의 동굴은 해수면 아래 80~130m 위치에 폐기물을 처분하는 6개의 대형 사일로로 이어진다.
사일로는 면 두께가 60cm 콘크리트로 처리된다. 높이 50m, 넓이 25m다. 사일로 1개의 용량은 1만6700드럼으로 총 6개의 사일로에 방폐물 10만 드럼이 들어간다.
7월 말 현재 종합공정률은 55.3%, 시공공정률은 38.6% 이다. 건설동굴의 경우 총 연장의 4분의 1정도인 500m만 파들어간 상태. 운영동굴은 1415m 가운데 515m까지 들어갔다. 동굴의 공정률은 17%대 수준이다. 다만 지상 지원시설은 68.7%, 월성과 울진 항만공사는 94%가 넘는다. 또한 방폐장 보완 문제와 지역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방폐장 부지를 통과하는 국도 31호선 이설공사도 2010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총연장 3.5km의 우회도로는 터널(2.43km)과 일반도로(1.07km) 건설이 진행 중이다.
당초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2012년 12월로 2년 정도 연기됐다. 방폐장의 핵심인 사일로를 둘러싼 암질의 등급이 낮아 사일로를 안착시키는 보강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윤호택 방폐물관리공단 사업본부장은 "시공상에 철저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강작업이 필요해서 공기가 늦어진 것이다"면서 "시공상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이지 방폐장 시설과 처분이 안전성과는 무관한 것이다. 100% 믿어도 좋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이어 "화강암 일대인 이 지역의 암질등급이 편차가 있다는 것이지 화강암이 무른 것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방폐물공단측은 후반기 중에 시범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인근 울진원전의 임시저장시설이 포화돼 그곳에 보관된 1000개 드럼을 이송하고 검사하고 임시저장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이다. 울진원전 방사성폐기물 저장고의 저장 용량은 1만7400 드럼. 6월말 현재 보관된량은 91.2%인 1만5870 드럼에 이른다.
홍광표 방폐물관리공단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본부장은 "수치상으로 포화상태는 아니지만 작업공간 확보 등을 위해서는 여유공간이 필요해 사실상 포화라고 봐야 한다"며 "시범 운영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교육과학부의 우선사용 승인, 경주시청의 임시사용 허가 등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방폐물공단측은 1단계를 동굴로 짓는다면 2단계는 천층으로 짓는 방식을 바라고 있다. 천층은 동굴을 파지 않고 지상에 차곡 차곡 쌓아놓은 방식을 말한다. 시공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고 건설을 하는 와중에도 폐기물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호택 본부장은 "(2단계 사업은) 내년에는 조사와 설계를 시작해야 2013년경에 부분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동굴이 아닌 천층 방식으로 추진해야 방폐장 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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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합동 공동협의회 재조사 준공 늦어져
공기지연은 시공안전성 위해...부지,처분안전성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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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방폐장처분시설의 핵심인 건설동굴 공사현장. 폭8m, 너비 7m로 건설동굴 길이는 1950m에 이른다. 현재는 4분 1인 500m까지 들어갔다. |
지난달 28일 경주를 찾았다. 역사고도의 현장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방폐장)과 원자력발전소를 보기 위해서였다. 지난 몇 개월 간 방폐장 부지의 안전성을 두고 정부와 방폐장건설 주관기관, 시민사회단체, 지역 등 사이에서 방폐장을 짓느니 못짓느니 찬반양론에 갈등이 고조됐다. 방문 3일 전에 방폐물관리공단과 한국수력원자력, 시의회와 시민단체, 주민 등이 참여한 공동협의회가 구성돼 안전성 재조사에 들어가면서 열기는 가라앉아 보였다.
방폐장 현장은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에 인접한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49번지 등 1119필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면적은 214만139㎡규모다. 아시아에서는 최초의 동굴처분 방식의 1단계 10만 드럼(총 80만 드럼 규모)의 시설을 건설 중이다. 공사비만 1조5000억원에 이른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도 터널 구멍처럼 보이는 커다란 동굴 두 개였다. 방폐장 건설의 핵심으로서 방사성폐기물 드럼을 보관할 처분터널공사가 진행 중이다. 건설동굴(1950m), 운영동굴(1415m) 수직동굴(207m 외부에서 보이지 않음)로 나눠 동시에 굴착작업이 진행 중이다. 두 개의 동굴은 해수면 아래 80~130m 위치에 폐기물을 처분하는 6개의 대형 사일로로 이어진다.
사일로는 면 두께가 60cm 콘크리트로 처리된다. 높이 50m, 넓이 25m다. 사일로 1개의 용량은 1만6700드럼으로 총 6개의 사일로에 방폐물 10만 드럼이 들어간다.
7월 말 현재 종합공정률은 55.3%, 시공공정률은 38.6% 이다. 건설동굴의 경우 총 연장의 4분의 1정도인 500m만 파들어간 상태. 운영동굴은 1415m 가운데 515m까지 들어갔다. 동굴의 공정률은 17%대 수준이다. 다만 지상 지원시설은 68.7%, 월성과 울진 항만공사는 94%가 넘는다. 또한 방폐장 보완 문제와 지역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방폐장 부지를 통과하는 국도 31호선 이설공사도 2010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총연장 3.5km의 우회도로는 터널(2.43km)과 일반도로(1.07km) 건설이 진행 중이다.
당초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했으나 2012년 12월로 2년 정도 연기됐다. 방폐장의 핵심인 사일로를 둘러싼 암질의 등급이 낮아 사일로를 안착시키는 보강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윤호택 방폐물관리공단 사업본부장은 "시공상에 철저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보강작업이 필요해서 공기가 늦어진 것이다"면서 "시공상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것이지 방폐장 시설과 처분이 안전성과는 무관한 것이다. 100% 믿어도 좋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이어 "화강암 일대인 이 지역의 암질등급이 편차가 있다는 것이지 화강암이 무른 것이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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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 내의 중저준위 폐기물저장고. 대부분의 원전내 임시 저장고가 2016년이면 포화가 돼 영구처분장 건설이 시급하다 |
방폐물공단측은 후반기 중에 시범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인근 울진원전의 임시저장시설이 포화돼 그곳에 보관된 1000개 드럼을 이송하고 검사하고 임시저장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이다. 울진원전 방사성폐기물 저장고의 저장 용량은 1만7400 드럼. 6월말 현재 보관된량은 91.2%인 1만5870 드럼에 이른다.
홍광표 방폐물관리공단 월성원자력환경관리센터 본부장은 "수치상으로 포화상태는 아니지만 작업공간 확보 등을 위해서는 여유공간이 필요해 사실상 포화라고 봐야 한다"며 "시범 운영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교육과학부의 우선사용 승인, 경주시청의 임시사용 허가 등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방폐물공단측은 1단계를 동굴로 짓는다면 2단계는 천층으로 짓는 방식을 바라고 있다. 천층은 동굴을 파지 않고 지상에 차곡 차곡 쌓아놓은 방식을 말한다. 시공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고 건설을 하는 와중에도 폐기물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호택 본부장은 "(2단계 사업은) 내년에는 조사와 설계를 시작해야 2013년경에 부분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동굴이 아닌 천층 방식으로 추진해야 방폐장 운영의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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