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정 기자]
경제위기를 틈타 각종 정부지원금을 노리고 브로커들이 전국에서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상희 민주당 의원이 7일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노동부 소관 23개 각종 지원금에 대한 부정수급액이 최근 5년간 589억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수급액은 2005년 58억원에서 2006년 72억, 2007년 183억, 2008년 179억, 2009년 현재 94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정수급이 가장 많이 발생한 사업은 실업급여(333억원)로 실직후 구직활동을 거짓으로 신고하거나 서류를 위조, 재취업사실을 숨기는 행위 등을 통해 받은 게 대표적이다.

사업장도 고용유지지원금(120억원), 산재보험급여 (90억원), 체당금 (27억원) 등을 부정하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정부 지원금을 이처럼 부정한 수단으로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이를 알선해주는 브로커들이 활개치고 있는 데다 알선업자를 고용ㆍ양성하는 업체까지 등장했고, 기업체의 도덕적 해이가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고용지원금 대행을 알선하는 브로커를 고용, 양성하는 업체를 적발했다"며 해당 업체를 취재한 화면을 국정감사 현장에서 공개하고 수사를 촉구했다.

동영상에 등장한 한 알선 업체 관계자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어떤 분들은 한 달에 100만원이상 거뜬히 벌어가고 있다"고 자랑하고, "순수 교육비만 180만원이고 매월 10만원씩 계약금 180만원을 포함해서 300만원을 받고 교육을 해드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컨설팅 문의가 (인터넷으로) 많이 오고 방문 약속도 상당히 많이 잡혀있다"며 적극 권유하기도 했다.

이 업체의 경우 서울과 부산,광양,창원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유사한 업체와 서울 등에 몇곳이 더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업체는 지난 3년 동안 1600여 사업장에 정부 지원금을 부정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선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원금 1건 당 수수료를 30~50% 가량 챙긴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브로커가 판을 치는 이유는 일부 고용관련 지원금이 3년까지 소급 적용되다보니 한 번에 받는 지원금 액수가 크기 때문"이라면서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장려금 소급적용 기한, 대상, 금액 상한선 등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303@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