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문화재로 등록 확정된 건칠반

[아시아경제 강승훈 기자]문화재청은 건칠반, 은제이화문탕기 등 근대 공예유물 4건을 등록문화재로 등록 확정했다.

이번에 등록문화재로 등록되는 근대 공예유물 4건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건칠반'(乾漆盤),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은제이화문탕기', '은제이화문화병', 이화여대박물관 소장 '유제화형촛대'로 우리나라의 근대문화를 표상할 만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조형적 완결성이 뛰어나고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공예사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등록문화재 제451호 '건칠반'은 우리나라 최초로 일본 동경미술학교의 공예분야에서 유학한 강창규의 건칠 작품이다. 활짝 핀 나팔꽃 모양의 팔각 소반에 짙은밤색과 주칠을 교대로 사용하여 강렬한 색채 대비와 표면 광택이 화려하게 살아있는 공예품으로, 단절 위기에 있던 우리나라 건칠공예를 홀로 고수하며 현대적으로 승화시킨 작가의 초기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등록문화재 제452호 '은제이화문탕기'는 표면을 망치로 두드려서 제작한 은그릇으로 덮개에 ‘萬壽無疆’ 문자를 금으로 감입(嵌入)하고 연봉형 꼭지를 달아 전통을 잇고자 하는 여망에 실용성을 가미한 멋을 볼 수 있다.

등록문화재 제453호 '은제이화문화병'은 기계로 생산한 제작방식과 대한제국 황실의 문장인 오얏꽃(李花)을 두툼하게 붙여 넣은 점에서 근대적인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둘 다 왕실에서 사용하는 공예품을 제작하기 위해 설립된 이왕직미술품제작소에서 1910년대에 제작한 것으로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등록문화재 제454호 '유제화형촛대'는 1910년에 구세군 선교사로 내한하여 1941년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될 때까지 우리나라에서 선교활동을 한 토마스 홉스가 사용하던 촛대로서 높낮이 조절 가능한 촛대, 활짝 핀 꽃잎 모양의 화선 조립식 연꽃형 좌대에서 근대적 요소를 찾아볼 수 있다. 연꽃을 소재로 삼아 유기적으로 빚어낸 솜씨가 일품이며 근대기 공예품이 실용성에서 미술공예로 변모되어 가는 흐름을 제작기법과 조형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 공예적 가치가 크다.

이번에 공예 관련 유물의 문화재 등록은, 문화재청이 근대공예분야 목록화 조사 용역과 등록조사 용역을 바탕으로 유물에 대한 일괄 조사를 통한 비교·평가, 관계전문가 현지조사와 검토회의 등 치밀한 기획과 충분한 검토·논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추진되었다.


강승훈 기자 taroph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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