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재완 기자]배우 이순재가 데뷔 53년 만에 극중에서 노래 솜씨를 과시했다.

MBC 일일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극본 이영철, 이소정, 조성희·연출 김병욱, 김영기, 조찬주)에 출연중인 이순재는 극중 연인 김자옥과의 100일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특별 이벤트의 일환으로 MBC드라마 '내조의 여왕' 속 윤상현의 프러포즈 장면을 패러디했다.

불꺼진 잠실종합운동장에 조명 하나를 켜고 김자옥이 들어서는 순간 대형전광판에는 '사랑해요 자옥씨'라는 영상이 펼쳐진다. 순간 운동장 전체 조명이 켜지고 운동장 한켠에 설치된 무대 위에 밴드를 거느린 이순재가 등장해 부활의 '네버엔딩 스토리'를 열창하는 것.

이 장면을 위해 제작진은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을 통째로 빌려 촬영했다. 당시 '서울 디자인올림픽 2009'가 펼쳐지던 상황이라 운동장 내에는 독특한 감각의 예술작품이 전시돼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후문.

이 한 장면을 위해 연미복까지 입은 이순재는 오후 10시부터 4시간이 넘는 시간을 추위 속에서 떨면서도 쉬지 않고 노래를 부르며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였다. 이순재는 스태프 1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대 위에 올라서는 남다른 관록을 드러내며 여느 아마추어 로커 못지않은 면모를 과시했다.

이순재는 "데뷔 후 이런 공식적인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는 건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 평소에도 노래 실력을 보인 적은 없다"고 특유의 웃음을 터뜨리면서 "이벤트 장면에서 반전이 숨어있다. 기대해 달라"고 소감을 전했다.

제작사 초록뱀미디어 측은 "잠실종합운동장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로맨틱한 이벤트 장면을 통해 이순재와 김자옥이 펼치는 '노년 로맨스'의 절정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역시 이순재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이순재가 멋진 연기력을 선보였다"고 밝혔다.


고재완 기자 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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