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시중은행들이 그동안 주춤했던 펀드 판매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기업 및 주택담보 등 가계대출을 통한 수익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고 불완전판매에 대한 보완책을 실행하고 있는 만큼 펀드와 보험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 확대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25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대형은행을 중심으로 내년도에 펀드 및 방카슈랑스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예대율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운용했다"며 "내년도에는 적극적인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의 한 임원은 "경기상황을 볼 대 아직까지 대출을 통한 수익창출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적극적인 영업에는 펀드와 보험판매를 통한 수수료수입 확대방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역시 경영성과평가 항목에서 펀드와 방카슈랑스 판매실적 기준을 강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확정단계는 아니지만 내년도에 영업환경 개선 등으로 인해 펀드 및 방카 영업이 강화될 여지가 있다"며 "임직원 경영성과평가(KPI)에 이들 실적기준을 외형을 포함해 강화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본격적인 영업에 돌입하지는 않았지만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펀드 수수료 등 비이자수익 확대 방책을 강구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이같이 적극적인 펀드 및 보험판매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은 그동안 불완전 판매를 막기 위한 직원교육강화 및 시스템 개선이 어느정도 마무리됐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펀드가입은 일반 지점창구에서 권하지 않고 있다"며 "투자상담사 자격증이나 펀드판매 전문교육을 받은 직원들이 전담, 불완전판매소지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주가가 안정기에 접어들었고 내부교육을 통한 펀드판매 전문인력을 키운 만큼 펀드판매를 통한 수익확대가 바람직하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달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기업ㆍ외환 등 6개 은행의 펀드판매잔액(평가액)은 88조7760억원으로 올 상반기 말과 비교하면 6조원 이상 줄었다. 특히 판매잔액이 80조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이 후 처음이다.

이 같은 영향으로 올 3ㆍ4분기 국내 18개 은행의 이자이익은 22조9000억원에 달한 반면 판매수수료 등을 포함함 비이자이익은 4조6000억원에 그쳤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