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장준 기자] 이완구 충남도지사가 3일 정부의 세종시 수정 추진에 반발, 도지사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세종시 원안 추진에 도지사직을 걸겠다는 약속을 해 왔다”며 지사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현직 도지사가 임기 중 사퇴한 건 지난 1995년 민선자치제도 시행 뒤 1997년 9월 이인제 전 경기지사의 대선 출마 사직, 2003년 12월 김혁규 전 경남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사직에 이어 심대평 전 충남지사가 2006년 3월 지방선거를 3개월여 앞두고 자신이 공동대표로 있던 국민중심당의 선거승리 등을 위해 사퇴한 후 네번째다.

이 지사는 이날 충남도청에서 ‘도민에 드리는 글’을 통해 “행정중심복합도시 특별법에 따라 국민들과 도민들에게 정부 정책에 협조해줄 것을 호소해 왔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이는 법을 지켜야 하고 성실히 집행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세종시 수정이 공론화된 지금 누군가는 법집행이 중단된 점과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원안추진에 도지사직을 걸겠다는 약속을 해왔다”면서 ”대안에 대해 고민도 해봤지만 국가발전과 지역발전을 위해 원안보다 나은 대안을 도저히 찾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사퇴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또 “지금 우리는 ‘효율’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뒤엔 그것을 뛰어넘고도 남을 ‘신뢰’라고 하는 아주 소중한 가치가 있다”며 “행정도시가 무산될 때 신뢰는 깨질 것이며 국민의 좌절과 상처, 갈등과 혼란은 국정운영의 커다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이날 사퇴서를 충남도의회에 낸다.

지방자치법 98조엔 ‘지방자치단체장은 사임하려면 지방의회에 사임일을 적은 서면을 알려야 하고 서면에 적힌 사임일에 사임된다’고 규정돼 있다.

이 지사의 사퇴서가 제출되면 충남도는 다음날인 4일 이인화 행정부지사 대결체제로 운영되고 14일부터는 ‘행정부지사 권한대행체제’로 간다.

최장준 기자 thisp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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