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달중 기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3일 '3자회담'(대통령+여야 대표) 무산과 관련, "촛불집회 때 광화문 광장에 등장한 명박산성이 이번엔 국회와 청와대 사이에 놓인 것 같다"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국회 교섭단체 정당대표연설에서 "지금 가장 큰 현안이 4대강 예산인데, 예산은 빼고 대화하자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건 아예 대화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며칠 전에 국토해양위원회에서 4대강 예산을 날치기로 처리한 정부여당이 또 다시 힘으로 밀어붙일 태세"라며 "국민들이 촛불까지 켜고 반대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도, 언론악법도 끝까지 밀어붙였는데, 예산쯤이야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국민 여론보다 대통령 눈치만 보는 한나라당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이런 식이면, 국회는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면서 "줄어든 민생예산을 되돌려놓을 방법도 없어지고 대화와 타협의 정치도 실종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4대강 예산은 진공청소기처럼 민생예산을 다 빨아들이는 괴물같은 예산"이라며 "이번에 바로 잡지 않으면, 결국 해마다 4대강 예산과 민생예산의 싸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4대강 예산만 지키면 그만이라는 정부여당의 일방통행을 막고 국민 여러분의 세금을 지켜내겠다"면서 "4대강이 아니라 교육, 복지, 민생에 쓰고 어려워진 지방에 쓰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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