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청와대

[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국민원로회의에서는 국정 주요 현안에 대한 원로들의 조언이 쏟아졌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안보 등 각 분야를 대표해 이날 회의에 참석한 국민원로들은 세종시 수정 추진에 대한 의견은 물론 G20 정상회의 개최, UAE 원전수주, 경제위기 극복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편, 국민원로회의는 정치, 외교·안보·통일, 경제, 사회통합, 교육과학, 문화체육 등 사회 각 분야를 대표하는 60여명의 원로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3월 1차 회의를 갖고 공식 출범했다.

원로회의는 국가발전에 기여한 각계 원로들의 식견과 경험을 국정에 반영하고, 주요 국가정책 및 현안 등에 대해 우리 사회에서 표출되는 다양한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자문하는 기능을 수행해왔다.

다음은 주요 참석자들의 발언 요지.

▲ 이철승 전 의원
무에서 유를 창조한 선조들의 노력을 후손들이 알아야 한다. 피로 지킨 역사, 자랑스런 역사가 있는데 우리는 그것을 가르치지 않고 있다. 건국 유공자들에 대한 예우도 외면하고 있다. 이 분들을 살펴 주셨으면 좋겠다.

▲ 노신영 전 국무총리
G20 회원국이 된 일, 올해 의장국이 돼서 개최하게 된 일, 자랑할 만한 큰 일이다. 원칙과 근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대통령 말씀 감명 깊게 들었는데 우리 사회가 근본에 더 충실할 수 있도록, 그래서 한 단계 더 나갈 수 있도록 대통령이 역할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 수도분할은 국익을 포기하는 행위다. 뒤늦게 지금 정부가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 수고하고 있는데 머지않아 국가의 큰 플러스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 김수한 전 국회의장
대선 기간에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상황에 대통령께서 국민 앞에 진솔하게 사과하고 이해를 구한 것은 의미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모두 당장의 상황에 즉각 반응하기 보다는 좀 더 큰 안목으로 살펴봤으면 좋겠다. 감성으로 몰아가는 분위기에는 문제가 있다.

▲ 조순 전 한은총재
지난 한 해 굉장히 어려운 해였다. 연초에 파탄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높았는데 정말 우리가 잘 해냈고 내 기억으로는 근래에 들어 가장 빛난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세종시 문제를 한 마디 해야겠다. 분할하는 원안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어렵게 만드는 일이다. 성공리에 착수하시고 추진해 주셨으면 좋겠다.

▲ 이만섭 전 국회의장
충청도민들은 지금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속았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출발이 잘못된 것이 맞다. 그것이 꼬이고 꼬여서 더 복잡해졌고 지금은 풀기 어려운 상태까지 왔다. 충청도민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줘야 한다. 그리고 다른 지역에서 제기되는 역차별론을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분명하게 설명해야 한다. 지자체장들이 분명하게 판단하고 설명하는 역할을 나눠 맡아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생각이 다른 분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시는 게 좋겠다. 박근혜 전 대표도 한번 만나시는 게 좋겠다. 허심탄회하게 마음 터놓고 얘기해서 후세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줘야 하지 않겠나.

▲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역사적으로 충청은 백제 고구려 신라의 중심지에 있었다. 지금도 한반도를 지정학적으로 볼 때 중심에 위치해 있다. 아마도 수도를 옮긴다고 했을 때 충청지역 사람들은 변방에 있던 충청이 중심지가 되는구나 하는 기대를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이름에 중심도시라는 말을 쓰면 어떨까. 마침 충 자는 중심이라는 한자가 된다. 그래서 이번 수정안을 통해서 세종시가 중심이 된다고 하는 그런 자부심을 갖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 김시중 전 과학기술처 장관
해마다 원자력계 신년행사를 하는데 매년 4.50명 내외가 나왔다. 그런데 올해는 250명이 나왔더라. 그리고 나온 사람들 대부분이 4,50대로 한창 일하는 사람이었다. 지난 연말 UAE 원전 수주 효과가 엄청났다. 원자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원천기술도 2012년까지 당기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세종대왕은 원래 과학자다. 이름으로 보면 과학도시라고하는 것이 맞는데 그런 면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과학의 거점이 된다는 부분에서 과학자들은 이름과 성격이 맞춰져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훌륭한 과학비즈니스 허브로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

▲ 이규성 전 재경부장관
지난 해 글로벌 경제위기가 아주 어려웠다. 한국이 가장 앞서 회복되는 나라로 국제사회에 인식돼 반갑다. 그러나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관련해서 한 가지 제안하면 우리가 잘 하고 있는데 외부에 잘못 알려져 손해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리 잘해도 외신에서 오해를 하면 낭패스런 상황을 만날 수밖에 없다. 외신에 잘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보완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원전수출 계획을 밝히셨는데 앞으로 수출 계획에는 금융을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이용만 전 재무부장관
세종시 수정에 시동은 걸렸는데 지금같이 평행선으로 가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해 국민의 이해를 구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본질적으로 모두에게 도움이 되게 더 낫게 하자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까지의 절차와 순서에 있어서 문제를 한번 생각해보고 그것을 조금 바꿔 본다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충청도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시는 게 좋겠다. 보듬어 주셨으면 좋겠다.

▲ 권이혁 전 서울대 총장
OECD 국가 중에 경제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전환된 것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다. 원조를 주는 것 못지않게 어려운 나라에 우리가 전해줄 수 있는 것이 또 있다. 새마을운동을 외국에 잘 전수하면 굉장히 좋은 상품이 될 것이다. 그리고 결핵 문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결핵 퇴치를 성공적으로 한 나라다. 이 경험을 북한과 베트남 캄보디아 등 결핵으로 고통받고 있는 나라들에 전수해 주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

▲ 이상훈 전 국방부장관
어제 대전시에 가서 수정안 관련 집회를 했는데 갑자가 한 사람이 뛰어나오더라. 얘기를 들어보니 그 사람 얘기가 지금 이렇게 한다고 하고 나중에 또 바꾸면 어떻게 하느냐, 어떻게 믿겠느냐, 이렇게 묻더라. (고향이 세종시에 들어가 있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기업에 특혜를 주고 데려오면 땅값이 내려가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있더라. 이런 걱정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줘야 한다.

▲ 백선엽 전 육참총장
올해가 6.25 60주년 해이다. 참전 용사들이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분들에 대한 선양이 필요하다. 또 오랫동안 군 생활하고 전역하는 장교와 하사관의 재취업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해 줬으면 좋겠다.

▲ 이홍구 전 국무총리
국가를 이끌려면 계속 어려운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대한민국은 위기 상황인 것 같다. 민주국가로서 중대한 선택을 절차에 맞춰서 할 수 있는가, 없는가를 보여주는 중대한 기로에 섰다는 것이 내 판단이다. 비단 세종시 문제 뿐 아니라 국가운영을 함에 있어서 어떻게 선택을 하고 선택한 것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에 대해서 모두가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세종시 문제를 확대시켜서 국정 전반의 문제로 연계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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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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