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박찬욱 감독이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건립해야하는 이유를 밝혔다.

박찬욱 감독은 15일 오후 5시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서울에 시네마테크 전용관을 설립하기 위한 추진위원회' 발족식 및 기자회견에 참석해 "제대로된 영화교육을 받지 못해 족보없는 영화를 만들게 됐다"면서 "불법 다운로드 근절을 위해서 시네마테크는 꼭 건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감독은 "교과서로 불리는 영화들을 볼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영화 감독이 됐다. 영화를 계속 만들다 보니 족보없는 영화를 자꾸 만들게 됐다. 후배들이 나같은 길을 밟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다운로드를 하는 사람들이 사라지게 하기 위해서도 시네마테크가 필요하다. 불법 다운로드자들은 고전 영화, 예술 영화를 볼 곳이 없다고 한다. 시네마테크가 있어야 '시네마 테크에서 보라'고 당당히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거대도시인 서울에 시네마 테크가 없다면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명세 감독 역시 "영화 학교 다닐 때 영화책 두권으로 공부했다. 나 역시 그동안 족보없는 영화들을 만들어왔다.(웃음) 외국의 시네마 테크에 가서 영화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개인적으로 시네마테크가 영화인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정윤철 감독의 사회로 이뤄진 이날 발족식에는 최동훈 감독, 박찬욱 감독, 이명세 감독, 봉준호 감독, 김지운 감독, 윤제균 감독, 류승환 감독 등이 참석했다.

추진위는 추진위원장 이명세 감독을 필두로 임권택 감독, 이두용 감독, 황기성 서울 영상 위원장, 배창호 감독, 이춘연 씨네2000 대표이사, 강제규 감독, 차승재 한국 영화제작가협회 대표, 배우 강수연, 김영진 영화 평론가, 김용화 감독, 김지운 감독, 나홍진 감독, 류승완 감독, 박친욱 감독, 봉준호 감독, 이유진 영화사 집 대표, 배우 안성기, 양익준 감독, 오승욱 감독, 윤제균 감독, 임순례 감독, 정윤철 감독, 허진호 감독, 홍상수 감독 등이 설립했다.

한편 15일부터 다음달 28일까지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열린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은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다양한 영화제를 적극적으로 돕기 위해 영화감독, 배우, 평론가 등을 중심으로 결성된 모임이다. 이 영화제는 올해 5회째, 44편의 작품이 준비됐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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