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1일 천안을 방문했다. 제91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충남지역을 방문하기는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선진일류국가 도약 ▲화합과 통합 ▲인류 공영을 강조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핵 포기 실천 등 전향적 자세를 촉구했다. 특히 지금 대한민국이 선진일류국가로 도약하느냐 변방국가로 머물러있느냐의 기로에 서있는 만큼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국민통합을 통해 도약하는 데에 매진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국정현안중 하나인 세종시 문제와 관련, 기념사에서는 한 차례도 '세종시'를 언급하지 않으면서도 비유적 표현을 통해 수정안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협력과 지지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다양한 생각을 존중하되 작은 차이를 넘어 커다란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이것이 대승적 화합정신을 계승, 승화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문제를 두고 여야는 물론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하루 빨리 발전적 논의를 통해 세종시 수정안 문제를 매듭지어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통합과 화합을 강조했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세종시 문제와 연결된다"면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정현안인 만큼 '국가백년대계' 차원에서 세종시를 접근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시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국가 백년대계를 놓고 치열하게 논쟁하고 있지만, 이 또한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굳게 믿는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오히려 한 마음 한 뜻으로 국운 상승을 위해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충남지역을 방문한 것만으로도 남다른 애정과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충남지역 방문시기를 조율해왔지만, 국회 일정 등을 예상치 못하게 돌아가면서 방문 시기를 늦춰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를 총리에게 맡겨놓고 뒤에 숨어있지 않을 것이란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강제병합 100주년 등 각별한 역사적 의미를 갖는 이번 3.1절에 직접 충남을 찾은 것은 그만큼 세종시와 충남에 대한 애정이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주께 이 대통령은 다시 한번 충남지역을 방문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첫번째 방문이 세종시 수정안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정치권의 협력을 요청한 것이라면, 두번째 방문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등 보다 폭넓은 행보에 나설 전망이다.

다른 관계자는 "충절의 고장인 충남지역에서 국가에 대한 충정으로 선진일류국가로 나가는 데 다같이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면서 "앞으로 다시 충남을 방문할 때에는 보다 주민들과 가까운 곳에서 세종시 수정안의 진정성을 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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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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