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29일 "세종대왕은 15세기 때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동시대의 어느 군주도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획기적인 사건으로 진정한 민주주의적 의사결정 과정"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안형환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 "(안 의원의 책에 나온) 세종대왕 때 이야기는 오늘의 정치현실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황천모 부대변인이 전했다.

정 대표는 "세종대왕은 '공법'이라고 불리는 조세제도의 도입여부를 놓고 신하들의 의견이 엇갈리자 전체인구 600만 명 중 17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를 했다"고 소개하면서 "세종의 명령으로 세계 최초로 전국에 있는 17만2816명의 전·현직 관료와 일반 농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가 실시돼 찬성 9만8657명, 반대 7만4149명으로 찬성이 우세했다"고 밝혔다.

이어 "토지생산력이 높은 남쪽지방 주민은 찬성, 낮은 북쪽산간 지방은 반대로 나타난 여론조사의 결과를 놓고 조정에서는 다시 치열하게 찬반토론을 벌였다"면서 "세종은 그 중 어느 한 측면만 강조될 경우 무정부상태나 전제군주의 정치로 변질될 수 있다고 보고 신중을 기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아울러 "'정말 세종대왕이 그렇게 했느냐'고 안 의원에게 물으니 '분명히 했다'고 한다"면서 "그 옛날에 17만명한테 찾아가서 그 결과가 마지막 한 명 단위까지 기록이 남아있다는 것이 참 대단한데 현실의 우리 정치에도 시사하는 바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안 의원의 출판기념회에는 정 대표를 비롯해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이윤성 국회부의장, 정의화 최고위원, 고흥길 국회 문화관광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김해수 대통령 정무1비서관, 서장은 서울시부시장 등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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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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