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병석 의원이 29일 경선 포기를 선택하면서 김무성 의원이 당 원내대표로 사실상 추대됐다.

김 의원은 다음달 4일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신임투표를 거쳐 최종 원내대표로 선출될 전망이다.

이병석·김무성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국토해양위원장실에서 각자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심재철·고흥길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의원의 경선 불출마를 밝혔다.

이 의원의 경선 불출마 선언은 김 의원이 이날 천안함 침몰 희생 장병들의 장례식을 다녀오 직후 이 의원을 방문하면서 이뤄졌다고 두 의원은 전했다.

이 의원은 "오늘 김 의원을 만나 당과 나라를 생각하는 깊은 충정을 엿봤고,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수행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김 의원의 중대한 결단을 이해하게 됐다"며 아름다운 경선 보다는 아름다룬 양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아름다운 경선 보다 아름다운 양보를 해준 이병석, 심재철 의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화답했다.

그는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장례식에 참석한 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위중한 상황에 대한 많은 생각 끝에 지금은 경선 보다는 양보하는 마음, 화합의 정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두 의원을 만나 출마하게 된 고민과 결단하게 된 마음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야간 험난한 협상 테이블이 놓여는데 당내에서 이병석 의원과 대화의 벽을 넘지 못하면 큰 일도 해낼수 없다는 마음으로 이 의원을 만나러 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어제 정의화 의원이 원내대표 후보를 사퇴하면서 합화의 기치를 내건 후보끼리 이전투구할 만큼 한가롭지 않다는 말씀을 가슴에 품고 원내대표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친이명박(친이)계인 이 의원은 지난 주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한 때 친박근혜(친박)계 좌장이던 김 의원은 지난 26일 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됐던 친이계 안경률·정의화·황우여 의원들은 김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경선 출마를 포기하기도 했다.

때문에 이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그 동안 경선 불출마를 둘러싼 고민을 털어놨다. 이 의원은 "우리 국회의원들이 볼 때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가 제기될 때 반신반의 했을 것"이라며 "정치공학적 접근이 아닌가, 진정성이 있나 의견이 분분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김 의원이 직접 찾아와서 출마의 진정성을 말씀하시고 결단하는 과정에서 고뇌가 뒤따랐다는 말을 듣고 아름다운 경선을 만들어내는 의미도 매우 크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계파를 뛰어넘고 작은 차이를 넘어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수행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당이 결속해 정권 재창출의 길을 가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은 향후 대야(對野)관계와 관련 "정치는 기본적으로 내가 주장한 것만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 요구도 들어주는 '주고 받는' 것"이라며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할 이야기를 하면서 상대 요구를 들어주는 정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시 문제에 대해선 "그동안 개인의원으로서 입장과 원내대표의 입장은 다르다"면서 "소속 의원들의 생각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중간에 서서 절충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지연진 기자 gy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