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마천루 전경. 가운데 큰 빌딩이 에이온센터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국전력, KT,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미국의 3대 도시인 일리노이주 시카고시 마천루를 스마트그리드(지능형전력망)로 탈바꿈시킨다.

2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최경환 장관은 미국 일리노이주를 교두보로 세계 최대 스마트그리드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전력ㆍKTㆍ산업은행 등 주요기업 관계자 30 여명을 이끌고 21일(현지시간) 시카고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지난 1월 이후 양국 민관이 추진해온 스마트그린빌딩, 전기차 충전소분야의 사업성과를 중간점검하고 사업추진 활력을 재충전하기 위해서다. 현재 추진 중인 대표 프로젝트는 시카고 3위 고층빌딩인 에이온센터(Aon Center) 등 10개 마천루를 우리의 기술과 금융으로 보다 똑똑하고(Smart), 친환경적으로(Green) 만드는 사업이다. 에이온센터는 높이 346m,83층으로 시카고에서 세번째로 높은 건물. 면적은 33만4000㎡로 삼성동 코엑스컨벤션센터보다 3배가 크다. 이 빌딩에는 12개 글로벌 금융, 정보기술, 서비스 기업들이 입주해 있으며 한달 전기사용량은 400만kWh로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 사용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사업자들은 에이온센터를 비롯해 10개 고층빌딩에 절전형 조명제어시스템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전력시장에서 빌딩에게 에너지소비를 줄이라는 신호를 보내면 빌딩은 순간적으로 에너지사용을 줄이고 대가로 경제적 보상을 받는 가상빌딩발전소(Virtual Power Plant) 모델이 구축된다. 이는 빌딩이 순간적으로 전기 소비를 20% 줄이는 경우 그 빌딩이 20%의 전력을 생산한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가상 발전소로 간주하는 개념이다.

이들 사업은 KT와 LG전자가 프로젝트를 총괄하며 국산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적용하고 재무적 투자자인 산업은행ㆍ국민은행과 함께 투자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사업비는 실사 후 공개되며 현재 건물당 25∼100억원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시카고 빌딩연합회와 KTㆍLG전자는 이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시카고 노후빌딩 전체를 한-일리노이주 협력 하에 리노베이션 하기 위한 본계약을 오는 11월 코리아스마트그리드주간, 한국에서 체결할 예정이다.

최경환 장관은 이날 리차드 대들리 시카고 시장을 만나 제주 실증단지에서 테스트 중인 국산 전기차 충전기술의 우수성을 세일즈했다. 대들리 시장은 "한전의 우수한 충전 모델을 이미 확인한 바 있으며 곧 공고 예정인 시카고시 전기차 충전소 구축사업에 한국기업들의 참여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한국컨소시엄은 사업공고문을 입수하는 대로 시카고시 전기차 충전소 구축사업에 적극 뛰어들 예정이다.

한편, 이날 열린 '한-일리노이주 스마트그리드 협력의 밤'행사에서는 양국 기업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종웅 LS산전 부사장은 일리노이 연구진과의 빌딩기술 현지화 프로젝트를 추진해 그간 미국시장 진출의 장애요소였던 미국 현지 인증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초전력연구원과 미국 인력양성전문회사인 ADICA社는 미국 인력양성사업을 함께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한전과 시카고 전력사인 콤에드社, 국가보안기술연구원과 일리노이주립대 등 한미 기관가에 총 7건의 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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