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사상 최악의 러시아 산불이 현지 진출한 우리기업 활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13일 코트라에 따르면 러시아 현지에 공장을 운영 중인 우리기업은 공장가동 중단 등의 심각한 피해는 없지만 현지 노동자의 출근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바이어들의 신규주문 지연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러시아에 진출해 있는 우리기업은 지상사 현지법인 유관기관 등 모두 150여개사로, 모스크바에만 약 100개사가 있다.

삼성, LG, 한국야쿠르트 등 16개 대기업과 협력업체 등은 아직까지 공장 가동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산불피해가 심한 모스크바 남부 외곽지역인 랴잔(Ryazan)에 소재한 한국야쿠르트 제 2공장의 경우 인력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 측은 "현지 근로자들의 가옥이 소실되거나 호흡기 질환을 보이는 직원이 증가하면서 근로자들의 출근에 애로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무실만 운영 중인 지상사와 유관기관의 경우는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구토 증세와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가족들을 한국으로 귀국시킨 경우가 많다고 코트라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울행 대한항공 좌석을 구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코트라 모스크바 KBC에서 접촉한 현지 바이어 역시 아직까지는 정상적으로 한국 제품을 수입 중이지만, 산불 연기 때문에 비행기 운행이 지연되고 직원들이 휴가를 내거나 조업을 단축하는 현지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신규주문이 1∼2주에서 길게는 한 달 정도 늦어질 가능성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김용석 코트라 중·아CIS 팀장은 "러시아 출장은 가급적 1~2주 연기하는 것이 좋다"며 "부득이하게 출장을 가는 경우에는 현지 날씨와 항공기 운항 상황을 수시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편 모스크바에서 서남쪽으로 87km 떨어진 칼루가(KALUGA) 주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이 공장 근로자들이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면서 가동을 일시 중단했고, 압토바즈(AVTOVAZ), 카마즈(KAMAZ), 가즈(GAZ) 그룹 등 러시아 현지기업들도 무더위와 스모그로 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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