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얼마 전 취임한 어윤대 KB금융지주회장은 "신한금융지주가 리스크 관리 등 선제적으로 대응을 잘한다"며 "신한금융의 경영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안정적인 지배구조와 높은 수익성은 다른 금융회사의 부러움을 사왔으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런 점에서 어제 신한은행이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을 횡령ㆍ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은 금융계에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고소 내용은 신 사장이 행장 시절 950억 원에 이르는 친인척 관련 대출을 부당하게 취급해 은행에 손해를 끼쳤으며 이희건 명예회장에게 지급할 5년 치 자문료 15억 원을 횡령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신 사장은 "행장이 부실 대출을 주도할 만큼 신한은행이 허술한 조직은 아니며 (은행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려 진실은 앞으로 검찰 조사에서 밝혀져야 할 것이다.
　
또 신 사장이 '(신한금융내) 1위와 3위가 2위를 협공하고 있다'는 소문을 언급한 점에서 금융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라 응찬 신한지주회장-이백순 신한은행장과 신사장이 후계 구도를 놓고 빚어진 권력 다툼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 라 회장이 박연차에 50억 원을 지급할 때 사용한 차명계좌 문제의 발원지가 신 사장 측이라는 소문도 돌아 이것이 내부 갈등을 촉발한 요인이란 것이다.
　
은행측은 신 사장을 곧 해임할 예정이다. 또 신사장이 행장 당시 여신 관련 임원이었던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과 신한캐피탈 사장 등도 고발한데다 라 회장은 차명계좌 사용과 관련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어 결과에 따라서는 신한금융의 지배구조가 대거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로 인해 금융전문 그룹으로 커온 신한의 명성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배임 횡령이 사실이라면 내부 통제시스템 관리에 소홀했다는 측면에서 신한금융은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신한금융 사태는 내부문제로만 치부하기에는 안타까운 점이 적지 않다. 금융전문 그룹의 위상이 흔들린다면 한국 금융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유감이다. 불법 혐의가 있다면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아 사실여부를 가리는게 당연하다. 내부 갈등이 원인이라면 조직의 안정이 타격받지 않는 방향으로 수습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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