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한층 진정되는 조짐을 보였던 유로존 국가 부채 문제가 다시 한 번 불거질 전망이다. 스페인·포르투갈·아일랜드 등 일명 '재정불량국'을 비롯한 유로존 국가들이 이번 달 대규모 국채 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 이들이 국채 발행에 실패할 경우 이로 인한 시장 불안감 확대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ING파이낸셜마켓스의 통계를 빌어 이번 달 예정된 유로존 국채 발행 규모가 800억유로로 전월 430억유로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스페인의 경우 이번 달 90억유로의 국채 발행을 계획 중이다. 이는 전월 35억유로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스페인·포르투갈·아일랜드 등 재정불량국의 경우 은행권과 국가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국채발행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긴급대출을 받아 향후 2년간 필요한 자금을 확보한 그리스의 경우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패드랙 가베이 ING파이낸셜마켓스 선진국 금리 전략 부문 대표는 "유로존 국가들이 국채 발행에 실패할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스페인·포르투갈·아일랜드 등은 명백하게 가장 우려되는 국가들"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대다수 투자자들이 여름휴가에서 돌아오는 이번 주 시장 변동성이 상당 부문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이 여름동안 잠시 보류했던 투자 계획을 다시 시행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 특히 최근 미국 더블딥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이들 중 상당수가 보유 채권 매각에 나설 확률이 높다.

그러나 긍정적인 전망 역시 만만치 않다.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높은 발행 금리 제시는 불가피하겠지만 국채 수요가 여전하리라는 것이다. 이들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국가 부채 문제에도 올해 필요한 자금의 대부분을 국채 발행을 통해 조달했음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긍정론에도 불구, 여전히 높은 국채 발행 비용은 재정불량국들에게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독일 국채 대비 아일랜드 10년물 국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지난주 356bp로 사상 최대폭으로 확대됐다.

또 프랑스·독일 등 상대적으로 재무 상태가 탄탄한 국가들조차 더블딥으로 인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 또한 스페인 등 재정불량국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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