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이민정은 요즘 여기저기서 '여신'으로 불린다. 광고에서도 심지어 동료 배우에게도 그는 '여신'으로 불린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 '그대 웃어요'로 브라운관의 여신에 등극한 이민정이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으로 스크린을 두드린다.

이민정의 영화 출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생애 첫 출연인 '아는 여자'(2004)에 단역으로 출연한 이래 '포도나무를 베어라' '펜트하우스 코끼리'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에 출연했다. '시라노; 연애조작단' 개봉을 앞두고 아시아경제 스포츠투데이와 만난 이민정은 이 작품이 실질적인 자신의 영화 입문작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와 무대인사, 제작보고회 등 공식 홍보에 참여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에요. 제겐 첫 영화 같은 느낌이죠. 인터뷰 할 때마다 다들 제게 칭찬해주셔서 자만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사랑에 대해 수많은 담론과 노하우가 넘쳐나는 시대에 관객에게 건네는 낭만적인 연애담이다.

연애에 재주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작전을 짜고 계략을 꾸미는 '연애조작단'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이민정은 조작단장 엄태웅의 옛 연인이자 어수룩한 의뢰남 최다니엘이 찍은 '타깃녀'로 출연했다.

"친구들이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었어요. '꽃보다 남자'를 보고선 제 모습에 친구들이 어이없어 했거든요. 친구들이 가장 많이 곳 중 하나가 영화관이고 그들이 보고 싶어 하는 영화에 출연하고 싶었죠."


'시라노; 연애조작단'에서 이민정은 겉으로는 쿨한 척하지만 옛사랑의 상처를 떨쳐내지 못해 새로운 사랑에도 주저하는 희중 역을 맡았다. 이민정은 영화 속 희중과 자신이 많이 닮았다며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속은 여린 편"이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언젠가 '옛사랑이 돌아오면 어떡하겠냐'는 질문을 받고 '미련 없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사실 속으로는 찔렸어요. 희중과 100% 같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부분이 많았죠. 제 안에 있는 걸 끄집어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영화는 희중의 속마음에 대해 30%정도 밖에 안 보여 주는 것 같아 나머지를 보여주기 위해 애썼죠."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데뷔한 이민정은 '시라노; 연애조작단'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듯했다. 주연이라는 책임을 맡은 첫 영화이기 때문이다. "따로 따로 연기한 것이 한 편의 영화 전체에서 어떻게 이어질까 궁금하고 두려웠다"면서도 대체적인 호평에 안심하는 눈치였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사랑에 대해, 연애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게 만드는 영화다. 이민정의 과거 연애사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는 건 당연할 터. 그는 "제작보고회에서 '남자에게 차여본 적 있다'고 했던 말이 그렇게 많이 기사화될지는 몰랐다"면서 "친구들이 '하자가 있어 보이니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실제로 연애할 때는 남자친구에게 잘해주는 스타일이에요. 사랑 표현에 서투른 편이죠. 연애를 많이 해보지도 않았고, 짝사랑으로 끝난 적도 있었죠. 이상형이요? 대화가 편하고 유머러스한 남자가 좋아요."

이민정은 한때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온 이야기로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 실제 방송 내용과 달리 다른 사람들로부터 '예쁜 척하는 여자'로 오해를 받은 것이다. "실제로 내 입으로 그런 말을 한 적도 없을 뿐더러 잘난 척하는 사람을 가장 싫어한다"는 이민정은 그로 인해 한때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위염까지 걸린 적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민정은 '여신'이나 '얼짱'이라는 단어에 유독 거부감을 드러냈다. 외적인 모습보다는 연기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제스처처럼 보였다. 이민정은 아직 미완의 배우다. 주연배우로서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아직 신인임을 확인시키는 작품도 있다. 이민정에게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차세대 스크린 스타 후보임을 증명하는 첫 영화다.




스포츠투데이 고경석 기자 k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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