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게리 글로버(SK)가 한국 프로야구의 자존심을 걸고 마운드에 오른다.

SK는 4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구장에서 열리는 2010 한국-대만 클럽챔피언십 슝디와 1차전 선발투수로 글로버를 예고했다.

2선발 카도쿠라 켄이 아닌 글로버가 먼저 나서는 건 다소 의외다. 올시즌 내내 부진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글로버는 올시즌 22경기에 선발 등판해 6승 8패 평균자책점 5.66의 성적을 남겼다. 시즌 전부터 무릎, 허리 등 잔부상에 시달린 데다 팔꿈치 통증까지 겹쳐 지난 8월 15일 2군으로 내려갔다.

그 뒤 재활에 몰두한 그는 지난달 19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자존심 회복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약 두 달 만에 오른 마운드에서 글로버는 제몫을 다했다. 실전 감각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변화구의 각이 예리했고 직구도 살아났다. 결과는 4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의 호투였다.

당시 김 감독은 글로버가 구위를 회복한 모습을 확인했다. 큰 부담감을 이겨내고 제 기량을 발휘하는 그를 지켜본 것이다. 그래서 그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대만과의 중요한 1차전에서 기선제압의 역할을 맡겼다.

글로버의 풍부한 경험은 호투를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그는 호주와 미국, 일본을 거쳐 한국 무대까지 밟았다. 처음 상대하는 대만 야구와의 대결이지만 쉽게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슝디는 외국인 투수 올란도 로만을 선발로 내세웠다. 올시즌 12승으로 다승 2위, 142탈삼진으로 1위에 올랐고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했다.

스포츠투데이 박종규 기자 gl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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