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한나라당 서민정책특위(위원장 홍준표 최고위원)가 6일로 출범 100일을 맞는다. 이명박 정부의 하반기 국정 기조인 '친서민'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마련된 서민특위는 파격적인 서민 정책들을 쏟아내며 정치권내 '친서민 경쟁'에 불을 지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서민특위 출범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특위가 추진한 중점 과제 중 5조원 가량이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특위에 따르면 국가근로장학 사업 확대 예산 750억원을 비롯해 영유아 보육료 지원 예산 1조9000억원, 다문화가정 자녀 및 학부모 교육 예산 337억원, 필수예방접종 100% 국가 부담 예산 144억원, 사회취약계층 주택 개보수사업 예산 590억원 등 5조4438억원이 내년도에 예산안에 포함됐다. 또 특위는 향후 예산 심사 과정에서 국가근로장학 사업 예산 등 2441억원을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서민특위는 한나라당 새 지도부 선출 직후인 지난 7월 출범해 그간 적지 않는 서민예산을 확보하고, 특위 중점 추진 과제 67개 중 33개를 당 정책위에 반영시키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또 한나라당에서는 처음으로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와 정책간담회를 갖는 등 좌우를 가리지 않는 광폭행보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은행이익 10%의 서민대출 의무화'를 추진, 은행연합회로부터 '햇살론' 시행을 약속받았고, 기술탈취 대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입법화와 대출이자를 30%로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파격적인 민생 정책들으로 서민 이슈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법안의 국회 처리과 관련 "영국계 대형마트의 로비로 SSM법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히면여 여야간 유통산업발전법과 대중소기업상생법 순차 처리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처럼 서민특위가 마련한 친서민 정책들은 기존의 한나라당의 '부자정당' 이미지를 불식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당 고위 관계자는 "한나라당의 정체성을 벗어나는 부분이 있지만, 정권재창출을 위해선 중도보수를 끌어안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서민특위 활동이 긍정적인 효과가 많이 나타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특위가 내놓은 서민정책들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있다. 택시대책 소위에서 마련한 '버스전용차로 택시 이용방안'은 버스업계의 반대로 파열음을 냈고, 서민금융정책은 시장경제에 역행한다는 당내 반발에 부딪혔다.

경제 분야 상임위 소속 한의원은 "특위가 추진하는 정책들이 다소 포플리즘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고, 당내 '경제통'인 한 중진의원은 "은행이익의 서민대출 의무화는 강제성이 없어 실현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시장경제 논리에 역행하는 정책들이 향후 경제적 장애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연진 기자 gy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