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214급 잠수함 '안중근함'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현대중공업이 214급잠수함 건조사업을 놓고 방위사업청과 법정싸움에 휘말렸지만 결국 220억원을 챙기게 됐다.

군 관계자는 10일 "방위사업청이 현대중공업의 214급 잠수함을 놓고 관세면제, 국산화 부품비율 위반 등 소송을 제기했지만 관세 등 262억원 소송에 대해서는 기각, 42억원에 해당하는 국산화비율 위약금 소송에서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이 현대중공업의 214급 잠수함을 놓고 제기한 소송은 관세 면제와 국산화부품비율 위반 2가지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2000년 12월과 2002년 11월 장보고 Ⅱ 사업 등의 일환으로 1조788억여원을 받고 잠수함을 제작해 납품하기로 국가와 계약했다. 계약당시 현대중공업은 독일하데베사로부터 원자재 약 7억8000 유로에 수입하기로 하면서 수입제세비용 262억여원을 내기로 했다.

하지만 2003년 8월 국방부 조달본부(현 방위사업청)는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수입통관절차 개선되고 현대중공업은 완성품에 대한 통관을 선택해 관세를 내지 않았다.

이에 국가는 `현대중공업이 수입제세비용을 낼 것이라는 전제하에 계약금액을 책정했는데 통관 절차 변경으로 이를 부담하지 않았으므로 해당 금액을 반환해야 한다'며 262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현대중공업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8부(홍승철 부장판사)는 "현대중공업이 계약 당시 수입제세비용을 내지 않을 방법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감추어 담당공무원이 계약금액을 부당하게 고가로 책정하게 한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국가의 청구를 기각했다.

하지만 법원은 잠수함 부품의 국산화 비율을 위반한 것에 대해서는 방위사업청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강영수 부장판사)는 국가가 잠수함 부품의 국산화 비율을 위반했다며 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위약금 청구소송에서 현대중공업이 42억여원을 배상하도록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차기 잠수함사업에서 잠수함 3척의 건조공사를 담당할 업체로 선정된 현대중공업은 저장성 자재의 65％, 주문성 자재의 10％ 등을 국산품으로 사용하고, 추가로 2천만유로 상당의 국산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미달 금액의 12％를 배상하기로 약정했다.

결국 214급 잠수함 건조사업을 놓고 벌인 법정싸움에서 현대중공업은 42억원을 배상하고 260억원은 챙긴 셈이다.

한편, 지난해 11월 취역식을 갖은 3번째 214급 잠수함 '안중근함'은 1번 손원일함, 2번 정지함에 이어 대함전, 대공전, 대잠전 등 임무수행을 한다. 특히 수중에서 300개의 표적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최고속도 20노트(37km)의 안중근함은 승조원 40여명을 태우고 미국 하와이까지 연료 재충전없이 왕복항해 할 수 있다. 어뢰, 기뢰, 잠대함 유도탄도 무장했다. 안중근함은 209급 잠수함과는 달리 공기불요장치(AP·Air Independent Propulsion)를 탑재해 수면에 올라오지 않고 2주간 수중에서 작전수행이 가능하다.

양낙규 기자 if@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