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13일,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천주교 내분 사태와 관련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신부들이 진정으로 용기있는 사제들이라면 안방에서 활개치지 말고 그 곳(북한)에 가서 정의를 구현하고 순교하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북한주민의 생존과 진리, 자유에 대한 발언에 대해 사제단이 골수반공주의자 운운하고 비난한 대목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골수친북주의자가 아닌 한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분노하고 주민들의 생존과 자유를 억압하는 북한의 수령 독재체제를 비판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이런 정 추기경의 비판 발언에 대해 미움이나 부추기는 골수반공주의자의 면모라고 퍼붓는 사제들의 정의는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에서 중요한 정의는 바로 북한에서 굶고, 헐벗고 탄압받는 주민들의 인권과 자유를 보살피는 일"이라며 "이런 정의에 관해 사제단은 한 마디라도 북쪽에 요구한 일이 있느냐"고 했다.

그는 특히 "안방에서 활개치듯 안전한 서울시청광장 촛불시위에서 앞장서지 말고 삭풍과 모진 탄압이 휘몰아치는 광야로 나가라"면서 "그대들이 시위하고 소리칠 곳은 안전한 이곳이 아니라 생명이 위협받는 북한의 요덕수용소와 같은 강제수용소 앞이나 탄압의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곳에서 교회의 수장인 추기경을 성토하는 용기로 북한주민의 인권과 자유를 억압하는 김정일과 지도부를 성토하라"면서 "사제들이 정말로 하느님의 말씀과 정의를 위해 순교할 용기가 있다면 그곳이 바로 순교할 자리"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진석 추기경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주교단에서는 4대 강 사업이 자연파괴와 난개발의 위험이 보인다고 했지 반대한다는 소리를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뒤 "북한은 국민의 생존에 대해 양식(糧食)이 없다고 손을 벌리고, 진리를 차단하고 자유가 없다"고 밝혀 사제단으로부터 반발을 샀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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