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병역의무 회피방지 제도개선 권고

[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학력미달이나 정신질환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한 경우 면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병역기피 여부를 조사하고 사후 확인을 강화하도록 관련제도의 개선이 추진된다.

현재 일부 계층에서 미인가 국제학교 등을 통해 중졸 미만 학력 사유로 병역을 면탈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정신질환 사유로 병역을 면제받고도 이후 공직에 취업하는 사례가 생기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병역의무 회피방지 제도개선 방안'을 병무청 등 관계기관에 권고했다고 26일 밝혔다.

권익위에 따르면 현재 학력미달 사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자 중 과반수 이상(56.3%)이 면제 판정 이후 검정고시나 대학입학 등으로 병역이행이 가능한 학력을 취득하고 있으며 2004~2008년 정신질환 병역면제자 중 157명이 공무원 등으로 취업(2010년 국감)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권익위가 관계기관 등을 대상으로 실태조사 및 의견수렴 등을 거쳐 주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학력 미달자 병역면제 처분유예제 도입이다. 권익에 따르면 일부 계층에서 19세 당시 1회의 처분으로 병역이 면제되는 '학력사유 면제'를 악용해 비인가 국제학교 등을 통한 병역의무 회피가 발생하고 있고 향후 이와 관련된 병역면탈이 만연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은 상황이다.

예를 들어 A씨는 징병검사 시 2급 현역 처분을 받고 재학 사유로 28세까지 입영 연기하였으나 박사 과정을 마치지 못하고 29세에 입영하여야 하는 반면 B씨는 학력사유로 면제 처분을 받고 다음 해 검정고시 합격 후 대학을 진학해 28세인 현재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나 입영에 대한 부담 없이 학업 지속이 가능한 실정이다.

이에 권익위는 징병검사 당시 대상자가 중학 중퇴 이하인 경우 병역처분을 유예(면제X)하고 병역의무 부과 가능 나이인 35세 이전까지 중졸 이상의 학력 취득 시 징병검사를 실시해 병역처분하도록 권고했다.

병역면탈 공직자 등에 대한 병무청 조사도 강화한다. 병무청에서는 정신질환 면제자의 취업 사례에 대한 병역 기피 등을 확인해 조치해야 함에도 관리가 소홀하다고 지적 받았다. 또 공무원·교사 등의 업종은 법령에 정신질환을 공직 임용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 각 채용기관에서 확인하고 있지 않다. 병무청에서 도로교통법 등에 의해 경찰청, 해양경찰청 등에 정신질환 면제자 명단을 통보하고 있음에도 운전면허 적성검사 등에서 여과되지 않고 운전·조종면허를 취득·유지, 사회 위험 요소로 존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권익위는 병역면탈자에 대한 정기적으로 조사를 시행하고 병무청은 병역면제자의 공직 취업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조사과정에서 병역면탈 혐의가 있는 자는 수사기관에 수사의뢰하며 공직자 채용기관에서는 임용 결격사유와 병역면제 사유를 정밀심사해 임용 상 결격여부를 재확인토록 권고했다.

황상욱 기자 ooc@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