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하이닉스반도체가 작년 4·4분기 D램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4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연간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이닉스의 작년 연간매출은 12조990억원, 영업이익 3조2730억원으로 매출은 전년대비 53%, 영업이익의 경우 무려 160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영업업이익률은 25%포인트나 급등한 27%에 달했고 순이익은 2조656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3분기 연속 1조원대의 영업이익 달성은 실패했지만 반도체가격 급락이라는 악재를 고려하면 상당한 선방이라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27일 작년 상·하반기의 급격한 시장상황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차세대 미세공정으로의 성공적 전환과 제품포트폴리오 개선 등을 바탕으로 이 같은 호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특히 작년 4분기 DDR3 고정거래가격이 1달러 아래로 추락하는 등 D램 가격 낙폭이 예상외로 깊었지만 업계 기대치에 부합하는 4000억원 초반(418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매출은 전분기대비 15% 감소한 2조7480억원에 머물렀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실제 4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의 출하량이 증가했지만 판매가격이 하락해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은 전분기대비 18% 증가했지만 평균판매가격은 28% 하락했고 낸드플래시도 출하량이 32%나 급증했지만 평균판매가격은 12% 떨어졌다.

하이닉스는 새로운 IT기기의 등장, 메모리 응용분야의 다양화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기술 및 제품경쟁력에서 우위를 더욱 확고히 할 예정이다. 또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더욱 확대해 안정적 수익구조를 기반으로 질적 성장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D램의 경우 40나노급 생산비중이 작년 연말 기준으로 50%까지 증가했고 연간 D램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한 모바일과 그래픽, 서버용D램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7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하이닉스는 작년 연말 기준으로 30나노급 및 20나노급 제품 비중을 85% 이상으로 확대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했기 때문에 향후 고성능 융복합 솔루션 제품을 적기에 출시하는 등 사업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하이닉스는 작년 큰 폭의 실적개선을 기반으로 차입금 규모를 1조원 이상 축소했고 현금성 자산도 2조원 이상 지속적으로 유지해 재무건전성도 한층 개선했다.

한편 하이닉스의 이 같은 경영성과는 대만 난야와 이노테라 등 대만 메모리업체가 작년 4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며 연간기준으로도 수천억원대의 손실로 한해를 마감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하이닉스의 원가경쟁력과 제품군 다양화 정책이 더욱 빛을 발했다.

난야는 작년 4분기 38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며 연간 5800억원 손실을 기록했고 이노테라 역시 4분기 1800억원 적자에 연간으로는 41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하이닉스의 원가경쟁력이 삼성전자와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증명해 준 것"이라며 "D램 가격이 올 상반기 중 상승추세 전환을 꾀하겠지만 그 기간동안 발생할 수 있는 업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하이닉스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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