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정치권은 27일 북한의 '남북 국회회담' 제안에 대해 한 목소리로 "환영"하면서도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천안함 및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와 선(先) 비핵화 선언을 남북 국회회담의 선결 조건으로 내세운 반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들은 남북 국회회담 개최를 위한 논의 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남북간 대화는 중요하고, 우리 측 대화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다"면서도 "실질적 평화 구축을 위해선 북한의 진정성 있는 태도가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북한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추가 도발방지를 확약해야 하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조치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금은 근본적으로 남북 간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만약 북한 측에서 공식적인 제안이 온다면 국회 회담이 필요하다"라는 입장을 국회의장실에 전달했다고 전현희 원내대변인이 밝혔다.

전 대변인은 "이번 기회를 통해 지난번 여야간 합의된 남북관계 개선특위가 국회에서 조속히 구성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이날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위한 실무회담 개최 문제가 협의중인 상황에서 연이은 대화 제의는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라며 남북 국회회담 추진을 위한 초당적 논의기구 구성을 제안했다.

진보신당 심재옥 대변인은 "진보신당은 북한의 제안을 '의지 없는 대화공세'로 일축할 것이 아니라 국회 결의를 통한 남북간 국회회담을 제안할 것"을 제안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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