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만원권 지폐에 세종대왕을 그린 김기창 화백의 집이 법원 경매로 나온다.

15일 부동산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충북 청원군 내수읍에 위치한 김기창 화백의 '운보의 집'이 경매시장에 나온다.

이 집은 토지 2만5772㎡, 건물 총면적 961㎡ 규모로 도예공방, 편의시설 및 주차장 등이 경매 대상으로 잡혔다. 이 집은 지난해 10월 첫 경매가 진행됐으나 네 차례나 유찰을 거듭했었다. 5회차 경매는 오는 21일 청주지방법원에서 감정가의 41%인 10억6370만원에 진행된다. (사건번호 청주2계 2010-8153)

'운보의 집'은 김기창 화백이 완공해 1988년부터 소유하다가 2001년1월 별세하기 전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며 생활했던 곳이다. 집은 타계 직전인 2000년 12월 '주식회사 운보와 사람들'에게 증여돼 소유권이 이전됐다. 하지만 회사가 부도나면서 경매 처분돼 2006년 1월 현재 소유자에게 낙찰된바 있다.

낙찰자는 재단측과 조경석과 조경수를 둘러싼 법정 다툼을 최근까지 벌여왔다. 또 은행으로부터 빌린15억 원의 대출금을 갚지 못해 다시 경매법정에 서는 비운을 맞았다. 이번 경매 대상에서 조경석과 조경수는 제외된다.

충북 언론과 문화계에서는 '운보의 집'이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자리잡도록 '운보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운보문화재단에서 해당 부동산의 인수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재단은 지난 네 차례의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 아직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운보의 집 전체가 아닌 일부만 경매에 나온 데다 '관광휴양관련 부동산'만 허가가 나는 특정개발진흥지구에 위치하고 있다"며 "입찰자들은 낙찰 후 활용에 제한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곳은 얼마 전 인기리에 방송된 드라마 '제빵 왕 김탁구'에서 김탁구의 생모 집으로 소개돼 드라마 촬영지로도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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