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강현 회장 "유류세는 유럽, 일본과 비교해 높지 않다"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오강현 대한석유협회 회장이 유가와 관련해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유가인상으로 인한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선 것.

오 회장은 21일 서울 태평로 플라자 호텔에서 진행된 간담회를 통해 “고유가로 인해 물가불안과 서민경제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곤혹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하면서도 “업계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가 고통분담에 동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그는 “최근의 유가는 정유업계와 일반 가계가 감내해야 할 수준”이라며 “과거처럼 기름을 값싸게 쓸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말했다. 지금의 가격인상이 불합리한 수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생계형 자동차 자영업자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사회적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합리적인 제도적 대책을 강구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세금과 관련해서는 정유사들이 세금을 내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라며 세금인하를 촉구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오 회장은 “정유업계가 정부와 대립각을 세울 필요가 없다”며 “현재의 세금이 높다고 판단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유류세가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반박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지원을 확대하는 등 고통분담에 동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8년 말부터 1000억원을 목표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지만 최근 한 언론보도에서 나온 1000억원 추가 지원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폭설로 고통 받은 동해안 지역에 10억원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에너지소외 계층에 지원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오 회장은 석유협회 회장직을 연임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협회는 22일 정기총회를 예정하고 있으며 오 회장의 정기임기는 이날까지다. 그럼에도 오 회장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정유 업계를 대표해 발언을 쏟아낸 것. 이에 대해 정유업계 관계자는 “오 회장이 내일 있을 정기총회에서 연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변이 없는 한 오 회장이 회장직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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