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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인', 갈수록 왜 이래? 혹평 속 시청률은 어부지리 '상승'

최종수정 2011.03.03 08:50 기사입력2011.03.03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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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SBS 수목드라마 '싸인'이 갈수록 개연성 떨어지는 사건 전개와 뜬금없는 러브라인 개입으로 시청자들에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하지만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 두 편이 새로 시작하는 바람에 시청률에선 '어부지리' 상승 효과를 보고 있다.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는 '싸인'은 2일 방송분서 자체 최고 시청률인 23.3%(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MBC '로열패밀리' 첫회가 7%, KBS2 '가시나무새'가 5.9%를 기록한 데 비하면 엄청난 수치다.

하지만 이는 '싸인' 자체의 힘이라기 보다는 엎치락뒤치락하며 1,2위를 다퉜던 MBC '마이프린세스'가 종영하면서 반사이익을 본 요인이 가장 크다. 특히 '로열패밀리'와 '가시나무새'가 첫회부터 임팩트있는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탓에 기존 시청자들은 익숙한 '싸인'으로 채널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싸인' 시청자들은 초반의 긴박감 넘치고 반전의 묘미를 잘 살렸던 드라마가 갈수록 개연성과 힘이 떨어지고 느닷없이 연애 이야기가 끼어들면서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는 2일 방송된 17회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서윤형 살인 사건의 결정적 증거물인 강서연의 살해도구 푸른색 쿠션과 고다경(김아중 분)이 이명한(전광렬 분)의 회유에도 지켜낸, 서윤형 기도에서 나온 쿠션 실오라기 샘플을 모두 확보했음에도 어설픈 증거물 바꿔치기로 사건은 다시 미궁으로 빠졌다.

시청자들은 "정은표가 증거물을 바꿔치는 수법이 기대와 달리 너무 허술하고 어이없었다" "'싸인'이 갈수록 산으로 가고 있는 느낌" "이대로 가다간 웰메이드 드라마의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특히 이날 방송에선 갑자기 박신양-김아중, 정겨운-엄지원이 마치 커플 데이트라도 하는 듯 뜬금없이 달달한 러브라인 장면을 연출,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서윤형 사건으로 극이 긴장감있게 진행되나 싶더니 이 사건이 돌연 미궁 속으로 빠지자 이들은 잠시 떨어져 있다가 한 달 후 재회, 키스를 하거나 다정한 눈빛을 주고 받았다. 과연 이 장면이 꼭 필요할까 의문이 들 만큼 드라마에서 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네티즌들은 "러브라인 장면이 너무 튀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줄 알았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장르 불문하고 꼭 러브라인 모드를 넣어야 하나?"며 안타까운 목소리를 높였다.

드라마를 끌고 가는 박신양 역시 여전히 특유의 과잉된 연기 톤으로 시청자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쩐의 전쟁'에서 보여줬던, 소리만 버럭버럭 지르고 늘 흥분할 준비가 돼 있는 캐릭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고착화되고 패턴화된 연기에 시청자들은 "그동안 박신양이 나온 드라마가 모두 겹쳐보인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20부작 '싸인'은 이제 종영까지 단 3회를 남겨놓고 있다. '싸인'이 경쟁 드라마가 자리잡기 전까지 어부지리 시청률로 만족할 것인지, 아니면 드라마 초반 팬들의 기대에 부응해 명품 드라마 반열에 오를 지 지켜볼 일이다.

스포츠투데이 조범자 기자 anju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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