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아스피린을 소량씩 장기복용할 경우 각종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됐지만, 폐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명승권 국립암센터(암역학연구과)박사와 오승원 서울대병원(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17일 15편의 역학연구를 재분석한 결과 이와 같았다고 밝혔다.

교수팀은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 및 코크런(Cochrane Library)등 문헌검색을 시행, 최종적으로 6편의 환자-대조군 연구와 9편의 코호트연구 등 총 15편의 역학연구를 재분석했다.

그 결과 환자-대조군 연구에서는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폐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나왔지만(교차비 0.74, 95%신뢰구간 0.57~0.99), 코호트 연구에서는 아스프린 복용 유무에 따라 차이가 없었다.(상대위험도 0.97, 95%신뢰구간 0.87~1.08) 교수팀은 신뢰구간이 1을 포함하는 경우 관련이 없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교수팀에 따르면 세포가 손상되면 염증반응을 유발하기 위해 싸이클로옥시지나제(COX)라는 효소가 작용, 프로스타클란딘이라는 물질이 나오면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 때 COX작용을 차단하는 대표적인 진통소염제가 아스피린이다.

명승권 박사는 "COX는 염증뿐만 아니라 각종 다양한 암의 진행과 혈관신생에 관여한다고 보고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암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됐지만, 이번 메타분석에서는 아스피린의 복용이 폐암을 예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에 발표된 2개의 대규모 임상시험연구에서도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이 폐암 예방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면서 "현재로서는 폐암을 예방할 목적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학분야의 국제학술지 종양학연보(Annals of Oncology) 3월 8일 온라인판에 실렸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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