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카드업계의 모바일카드시장 선점 경쟁이 뜨겁다. BC카드가 시장진입을 선언한 것을 계기로 경쟁업체들이 바싹 긴장하고 있다.
　
BC카드 이종호 신임 사장은 29일 취임식에서 "BC카드가 그동안 준비해 온 '차세대모바일카드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 모바일 신용카드 영역에서의 산업표준과 국가표준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시장진출을 선언했다. 이 사장은 또 카드 가맹점 관련 비용을 절감하고 통신과 카드가 융합된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차세대모바일카드'는 모바일카드 표준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한국전자연구통신연구원(ETRI)과 BC카드가 개발한 새로운 모바일카드 기술표준이다. 스마트폰 기반의 전자지갑 어플리케이션과 연계해 편리하고 안전한 카드 사용 및 관리 기능을 지원한다.
　
업계에서는 포화된 카드시장에서 모바일카드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고, BC카드가 모바일카드 시장의 파이를 키워준다는 점에서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BC카드가 만든 결제망이 국내 표준으로 채택될지에 대해서는 일단 지켜봐야 한다며 '기대 반 긴장 반' 분위기다.
　
모바일카드 시장에 먼저 뛰어든 하나SK카드는 BC카드의 시장 진출을 환영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모바일카드 결제라는 신시장을 개척해 왔지만, 아직까지는 모바일 결제 인프라 부족 등 상당한 걸림돌이 남아 있는 만큼 BC카드와 함께 인프라 보급에 적극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김웅기 하나SK카드 신사업본부장은 "하나SK카드는 통신사 또는 신용카드사의 모바일 카드 시장 참여가 전체 모바일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기존 모바일 카드 시장의 리더로 선도적인 위치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플라스틱 카드에 익숙해져 있는 고객들을 모바일카드로 유도하려면, 여러 통신사나 신용카드사의 진출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보는 것.
　
하지만 국내 카드와 은행사들이 잇따라 모바일시장 진출을 재촉하고 있는 만큼 시장 선점을 둘러싼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KB국민카드는 출범하면서 모바일카드 진출도 본격 타진할 것을 밝혔고, 신한카드ㆍ삼성카드ㆍSKTㆍKTㆍ마스타카드 등도 '모바일 페이먼트 & 커머스 5개사 공동사업단'을 꾸려 산업표준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상태다. 5개사의 공동사업단에서 관련 표준안이 나올 경우 신한과 삼성카드가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러 곳에서 모바일 표준기술을 개발하면 그때부터는 예전 비디오의 VHS와 Beta의 싸움처럼 될 것"이라며 정면승부를 벌일 수도 있음을 밝혔다.
　
BC카드가 추진하는 '차세대모바일카드사업'에 대해서는 "표준을 만들어 BC카드가 대세를 획득하면 회원사와 회원이 많으니 유리하긴 하다"면서도 "모바일결제가 가능하다고 해서 이용액이 폭증하진 않을 것으로 보는 만큼, 일정 요금을 받고 카드업계와 망을 공유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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