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삼성은 미국내에서 세계 2위의 특허건수를 기록할 정도지만 이와 더불어 IBM 등 광범위한 특허 우호세력 확보를 통해서도 연구개발(R&D) 경쟁역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자신들의 특허를 과감히 개방하기도 한다. 최근 삼성 주요계열사들은 협력사에 자신들이 보유한 특허사용을 무료로 제공해 이들이 기술개발에 나서는데 발생할 수 있는 걸림돌을 제거해줬다.

외부동맹으로 특허괴물의 공격에 철옹수비벽을 쳤다면 내부 특허협력을 통해서는 기술진화속도를 한층 높여 치열한 IT경쟁시대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월 IBM과 특허 동맹을 맺었다. IBM은 PC부터 반도체, 바이오까지 다양한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있는데 이번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로 세계 1, 2위 특허 보유 업체들이 손을 잡은 셈이다.

삼성은 IBM 외에도 과감한 매입 및 교차사용을 골자로 이미 상당한 특허연합을 구축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삼성전자에 특허사용료를 요구했던 미국 최대 지식재산관리회사인 인텔렉추얼벤처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고 반도체 소송을 제기했던 램버스와도 2015년까지 반도체 전제품 관련 특허를 사용한다는데 합의했다.

이 외에도 미국 퀄컴, 일본 소니와 도시바, 마쓰시타, 미국 샌디스크, 대만 CPT,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등과도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에 따라 삼성의 특허동맹은 주력인 반도체와 LCD, TV, 휴대전화 뿐 아니라 태양전지와 바이오, LCD 등 신사업까지 광범위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이 같은 그물망 특허동맹을 통해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등록 3만5000여건 등 전 세계 출원 특허 9만4000여 건의 특허 외에도 실제 활용가능한 특허규모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막대한 양의 특허관리를 위해 삼성전자는 최지성 부회장 직속 지적재산권 전담팀인 IP센터에 미국 특허변호사인 안승호 부사장을 비롯, 특허 전문인력 450여 명을 두고 있다.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 전자전기 계열사들도 IP팀이나 법무팀 내 특허 출원, 분석, 라이선싱, 소송 관련 인력을 자체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전문 리서치 회사인 '글로벌 이퀴티스 리서치'가 글로벌 IT업계 경쟁사 가운데 특허보유가 많은 삼성과 LG와 특허전쟁을 하지 말라는 조언을 고객들에게 전달했을 정도다.

삼성은 그물망 특허 구축에 주력하면서도 최근에는 협력사들에게 삼성의 특허문호를 활짝 개방했다.

삼성전자는 삼성SDI, 삼성전기 등 다른 8개 계열사와 함께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삼성그룹ㆍ협력사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식'을 연 자리에서 소유한 기술특허를 1, 2차 협력회사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사들이 부품개발을 하거나 혁신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특허관련 기술에 발목이 잡히는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앞으로는 삼성이 먼저 나서 이를 해결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1차뿐 아니라 2차 협력사에도 무료로 특허를 개방한 것은 삼성이 혁신기술의 공유를 통해 품질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이는 다시 협력사의 글로벌 진출을 도와주는 상생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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