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줄줄이 제품 가격을 올린 가공식품 업계에 다시 한 번 경고를 보냈다. '리뉴얼' '프리미엄' 같은 이름을 달고 값을 올린 제품을 조사 중이라며, 6월 중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다.

은행과 저축은행에 대한 약관 심사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점도 예고 했다. 또 하도급법 위반 사실이 드러난 20여개 업체에 과징금을 물리는 등 엄중한 제재 조치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 서울 이코노미스트 클럽 초청 강연에서 "(제과업체 등의)리뉴얼, 프리미엄 제품 출시를 통한 편법 가격 인상 여부를 모니터링해 공정거래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부 품목에 대해 표시광고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면서 "늦어도 다음 달까지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업계 스스로 물가 불안을 틈 탄 불법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자율적으로 가격 안정에 협조해달라"고 강조했다. 사실상의 경고 메시지다.

지난 연말 진행한 자동차와 전자 등 40개 제조업체에 대한 직권 조사 결과도 귀띔했다. 그는 "조사를 통해 20여개 이상의 업체에서 단가 인하, 일방적 발주 취소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6월 안에 과징금 부과 등 엄중한 조치를 내릴 생각"이라고 예고했다.

공정위는 앞서 6월부터 제조업 분야 6만여개 업체에 대한 하도급법 위반 서면 실태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제조업 분야 조사에 집중하고, 향후 2년에 한 번씩 건설, 용역 업계에 대한 서면 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서민들의 피해 예방을 위해 은행과 상호저축은행의 약관도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사태 등과 관련해 범 은행권의 약관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면서 "곧 시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공정위 심사 결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결론날 경우 은행권에 이런 의견을 전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이외에 "중개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고, 6월까지 연예인 표준약관 개정 작업을 마쳐 청소년 연예인들의 학습권, 휴식권 등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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